미국발(發) 훈풍에 코스피지수가 207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투자자는 3거래일간 8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돌아온 외국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낙폭이 컸던 한국 간판 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1일 코스피지수는 12.29포인트(0.60%) 오른 2075.57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9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070선을 회복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281억원, 793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78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3거래일째 ‘사자’ 행진이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35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외부 악재가 일부 해소되고 있는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협상이 잘 마무리되고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인상 지연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저가 경신을 이어가던 삼성전자도 오랜만에 웃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700원(1.76%) 오른 4만500원에 마감하며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4만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1458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속도 조절에 들어가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선진국보다는 최근 많이 빠진 신흥국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그간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정보기술(IT) 대표주를 바구니에 담았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977억원), 삼성SDI(207억원), LG디스플레이(149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수에 부정적일 수 있는 대형 이벤트가 남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장기화가 우려되고, 오는 15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의회 표결이 예정돼 있다”며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불투명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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