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17일 (로이터) - 외환당국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보험사에게 원화가 필요할 경우 환전을 자제하고 FX스왑이나 부채스왑을 활용할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당국은 가급적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이 조달한 달러를 외화 자산 운용에 사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외환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외화로 조달해서 외화 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물환 시장에서 환전하지 않고, 스왑을 통해 원화로 바꾸는 경우라면 국내에서 원화 자산으로 운용해도 차선 정도는 된다는 입장이다.
외화자산으로 운용하더라도 조달에서 실제 투자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럴 경우에 일시적으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기관들이 있다. 당국은 이런 기관들에도 환전 대신 FX스왑을 권장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17일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돈으로) 어디에서 투자를 하느냐는 발행 기관이 결정할 문제지만,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게 (대차대조표상) 자산과 자본이 모두 외화표시가 돼서 외환건전성에 영향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보험사들이 조달한 달러로 외화자산 운용에 나서는 것이 당국이 바라는 최선이라는 속내를 드러낸 발언이다.
그는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으로 조달한 돈을 원화로 바꿀때 현물환 시장에서 환전하면 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스왑을 권장하고 있다"이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한 달러를 국내에서 원화 자산으로 운용하기 위해 원화로 바꾸는 경우, 환전하지 않고 스왑을 통해 원화를 조달한다면 당국이 바라는 최선은 아니지만 감내할 만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돈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기 전에 일시적으로 원화로 보유하는 기관의 경우에도 두번의 환전을 거치면서 환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스왑을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이같은 스탠스에 대해 시장에서는 현물환시장에서의 외환수급 뿐 아니라, FX스왑시장에서 스왑포인트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달러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이 외화자산 운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알려진 바와 달리 "해외자산 운용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이 워낙 고금리로 발행되기 때문에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야 하고, 고수익을 올리려면 해외에서 외화자산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경우에도 보험사들마다 다르긴 하지만 부채스왑을 통해 차입에 대해 헤지를 하고,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건별로 애셋스왑을 통해 헤지를 하기도 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신형 기자,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