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0% 오르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2%를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월(6.0%)보다 오름 폭을 줄여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CPI는 9개월 연속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급등한 이후 7월 이후 계속 하락했다.
전월과 비교해서 CPI는 0.1% 올랐다. 이 또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2%)와 2월 상승률(0.4%)보다 낮다.
1년 전에 비해 5% 하락한 휘발유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갤런(3.8L) 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 5.0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근에는 3.61달러까지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OPEC 플러스(+)의 감산 발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 4월 CPI에는 둔화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가 나오고 있다.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8.4% 올랐지만, 계란 가격이 11%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꺾였다. CPI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던 중고차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6% 올랐다.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 6.6%을 기록한 이후 지난 2월(5.5%)까지 내림세를 이어왔지만 지난달에는 소폭 반등했다. 근원 CPI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4% 뛰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달 3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5월 FOMC 정례회의를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후,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 문제는 물가 자체로 풀 수 없다"며 "고용시장의 과열이 식어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