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5월25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아시아는 야심 있는 여성에게는 아직도 매우 열악한 곳이다. 아시아 대표 경제중심지인 홍콩과 싱가포르조차 서방에 비하면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이 턱없이 낮다. 여성의 비율을 늘리면 분명한 이점이 있고 인력도 충분하지만 아시아 기업들의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더이상 시장의 힘만을 믿고 있을 수 없으며 각국 정부가 나서서 쿼터제를 도입해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단체인 국제여성기업이사협회(Corporate Women Directors International)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아시아는 이사회에서의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아시아보다 낮은 지역은 남미와 중동뿐이다. 별도의 현지 리서치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50개 대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12.4%,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108개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10.8%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기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무화한 '핑크쿼터법'이 성과를 거둔 유럽 기업들의 25%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민간 기업들은 유리천장을 깬다며 화려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변화의 속도는 지나치게 느리다. 홍콩에서 '30% 클럽'과 같은 기구가 생긴 이후 온통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이사회가 줄기는 했다. 하지만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 및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텐센트(Tencent Holdings) 0700.HK 와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
a, 페트로차이나) 0386.HK 600028.SS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제로다. 홍콩에는 관련 분야를 전공한 여성 인력이 70만명이나 되는데도 50개 홍콩 대기업 이사회에서 26명의 여성이 자리를 차지하기까지는 8년이나 걸렸다.
이러한 속도라면 한 세대나 지나야 서방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더군다나 홍콩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2020년까지 목표로 하는 여성 이사진의 비율도 50%가 아닌 20%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정부가 나서서 강제적 조치를 도입한 국가의 경우 변화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우선 이사회의 여성 의무 비율을 확대하자 형식적으로만 여성을 참여시키는 기업이 현저히 줄었다. 또한 여성이 비교적 진출하기 쉬운 분야인 인사나 법무 외에도 전략적 부서에서 여성이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제 정부가 더욱 과감한 방침을 제시할 때다. 시장의 힘에 맡기는 방임주의는 효과가 없었다. 아시아 금융 허브 국가들이 쿼터제를 도입하면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기업들은 여성 인력의 역량을 한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리사 주카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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