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5월24일 (로이터) - 일본은행(BOJ)이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근 3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매업체들이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인데, 소비자 물가 상승을 원하는 일본은행(BOJ)에게는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월초 10일간 연휴를 앞두고 패키지 관광상품의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 물가 상승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장기적인 지속성 면에서는 의구심이 생긴다.
4월 근원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동월비 0.9% 상승해 전망치에 부합했고, 전월의 0.8%보다는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선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CPI는 4월 중 0.6%가 상승해 2016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노리추킨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시켜) 가계로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금 상승세가 더디고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여전히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OJ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초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 같다"고 덧붙이고, 근원 CPI가 2020년 3월로 끝나는 현 회계연도 하반기에 제로에서 0.5% 사이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기업들은 보통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에 조정한다. 4월에는 근원 CPI를 구성하는 아이템들 가운데 57% 가까이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이 인상된 품목에는 가공식품, 텔레비전, 에어컨 등이 포함됐는데, 특히 해외여행 패키지상품의 가격은 15%가 상승해,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PI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BOJ는 지속적인 경기 호조로 기업들이 임금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증대시켜주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어둡다.
일본 경제는 1분기에 수축 전망을 뒤엎고 순수출에 힘입어 연율 2.1% 성장했지만 설비투자와 민간 소비 부진으로 인해 빛이 바랬고, 견실한 내수가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고통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BOJ의 주장에도 의문을 던졌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