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급변하는 글로벌 이슈에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2019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가진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기술 안정성과 법적 측면에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기업이 발행하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대규모 고객을 기반으로 지급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에 적용되는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안정성 측면에서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은은 "스테이블 코인은 통화주권, 법적 명확성, 개인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제기구와 각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해서는 최근 신설한 한은 내 CBDC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계획 발표 이후 CBDC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크게 증가했다"면서도 "국가별 여건에 따라 발행과 관련한 입장과 대응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 중국, 스웨덴 등의 국가는 적극적으로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는 반면 미국, 일본 등 대다수 국가는 모니터링과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가운데 CBDC 발행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인민은행은 2014년 CBDC 담당조직을 신설하고 2017년 연구소로 확대 개편하며 CBDC 연구를 강화해 왔다. 특히 2019년 6월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CBDC 발행준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CBDC와 관련한 기본적인 설계, 표준제정 등을 완료하고 선전, 쑤저우 등 일부 도시에서 디지털화폐 발행과 이를 통한 지급결제 기능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소규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1단계 테스트를 진행한 후 참가은행, 시범 실시지역 등을 확대해 2단계 테스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에서는 일부 소수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전자지급수단에 대한 의존도 확대로 현금이용 비중이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지난달부터 'e-크로나'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릭스방크는 향후 1년간 e-크로나 사용을 테스트해 CBDC가 결제프로세스에서 어떻게 이용될지 기술적 측면을 살펴볼 계획이다.
반면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로선 CBDC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CBDC의 가능성과 기술적 한계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소규모 기술 실험을 진행하는 등 관련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 다른 국가의 CBDC 연구 및 발행 상황을 지켜보며 CBDC를 발행하는 데 따르는 비용 및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도 CBDC를 단기간 내에 발행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CBDC 발행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현재 영국, 유럽 등 주요 6개국 중앙은행과 함께 CBDC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CBDC 관련 정책과제 기획, 법규·제도 및 기술 연구 등의 업무에 대한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국은행 내 유관업무부서와의 협조체제 구축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CBDC 발행 추진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국제결제은행(BIS) 등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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