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롯데렌탈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하반기 IPO대어로 꼽혔던 롯데렌탈(089860)이 상장 첫날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앞서 공모 과정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계 1위 프리미엄, 견고한 실적, 신성장 동력인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고려할 경우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19일 롯데렌탈은 시초가 대비 2,000원(3.48%) 하락한 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렌탈 시초가는 공모가(5만9,000원) 대비 1,500원(2.54%) 낮은 5만7,500원에 형성됐다. 이후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이내 하락 전환,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아쉬운 첫 거래일 성적은 예상 가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3~4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17.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크래프톤(243.15 대 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는 65.81대 1로, 카카오뱅크 경쟁률 178.9대 1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7월말~8월초 카카오뱅크 등 대형 공모주를 비롯해 중소형 공모주들의 공모가 집중된 가운데 중복투자 금지로 투자자들이 분산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크래프톤과 마찬가지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유지되고 있는 점 또한 주가 상승을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롯데렌탈은 동종업계 상장사 SK렌터카(068400)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각각 1조1,971억원, 5,034억원이다. 영업이익은1,102억원, 477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63억원, 163억원이다. 실적은 약 2배 차이지만 시가총액은 2조332억원, 5,627억으로 3.6배로 격차가 더 컸다.
아울러 이날 미국 테이퍼링 우려에 따라 코스피 3,100선, 코스닥 1,000선이 동시에 붕괴하는 등 국내 증시가 흔들렸던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롯데렌탈의 ‘업계 1위’의 지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이 보유한 롯데렌터카는 설립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차량 보유대수는 23만6,000대로,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21.8%에 달한다.
실적 성장세 또한 견고하다는 평가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415억원 수준으로 반기 만에 이를 뛰어넘은 상태다. 특히 단기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린카’의 경우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렌탈이 목표로 삼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성장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달 9일 롯데렌탈은 모빌리티 기술 기업인 포티투닷에 250억원을 투자하고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제주 지역 내 자율주행 차량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전기차 카셰어링 서브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및 배터리 신규 서비스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4월에 체결한 바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렌탈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국내 렌터카 시장 내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비용구조 개선, 중고차 매각 확대로 수익성이 회복됐다. 이번 코스피 상장으로 재무안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지속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상장 후 공모자금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이자비용 감소 효과 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