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금융지주사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지만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정보기술(IT)서비스주나 방위산업주 등은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0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2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달에만 4.81%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1927.17로 마감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전체 순매도액의 47.4%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순매도 9025억원)에 몰렸다. SK텔레콤(1206억원)과 포스코(1045억원) 등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각각 6.84%, 9.09% 하락했다.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3개가 금융지주사였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60%가 넘는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은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난 16일 1년 내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신한지주도 지난달 24일부터 17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13.17% 빠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 따른 대출성장률 둔화와 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이 은행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외국인이 계속 팔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의미 있는 반등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의 ‘찜’을 받은 종목들도 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SDI(순매수 1104억원) 등 실적 개선주가 대거 포함됐다.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2차전지 사업 등이 하반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인 상황에서도 전기·전자업종 비중은 크게 줄이지 않았다”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매수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597억원)와 카카오(400억원) 등 2분기 견고한 실적을 올린 IT서비스 종목을 사들였다.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실적 개선이 뚜렷한 방산주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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