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최근 변동장 속에서 증권사가 출시하는 파생결합증권(ELS)의 기대수익률이 연 8~12%까지 뛰었다. 지난해까지 연 4~6% 상품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비교해 수익률이 두배 상승한 것이다. 반면 원금손실 발생구간인 낙인배리어(Knock-in barrier)는 작년과 같이 50% 수준으로 유지돼 투자매력이 높아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이번주 중 청약했거나 청약 예정인 ELS 중 절반 이상을 연 8% 이상의 고수익 상품으로 출시했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04.23 goeun@newspim.com |
기초자산은 주로 홍콩H지수(HSCEI), S&P500,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이며 낙인은 45~55% 수준이다. 홍콩H지수 대신 삼성전자를 담은 TRUE ELS 제13183회(스텝다운)는 연 9.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까지 청약중인 ELS 10종목 중 6종목을 연 8% 이상의 고수익 ELS로 구성했다.
주로 삼성전자, S&P500,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를 주요 기초자산으로 한다. 낙인을 60%까지 높인 미래에셋대우(ELS)29010d는 연 11%의 기대수익률을 제시한다. 그외 낙인은 주로 50~55%로 구성돼있으나 미래에셋(ELS)29006(슈퍼리자드 조기상환형)은 노낙인 구조다.
낙인구조 ELS의 경우 보유기간 중 한 자산이라도 낙인값을 터치한 후 만기 상환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노낙인구조는 만기상환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때 손실이 발생한다.
노낙인 구조인 미래에셋(ELS)29006(슈퍼리자드 조기상환형)의 만기 상환조건은 모든 기초자산의 종가가 각 최초기준가의 65% 이상일 경우다. 반면 다른 낙인구조 상품의 만기상환조건은 75%~80%로 보다 높게 구성돼있다.
그외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도 최근 출시한 ELS의 절반 이상을 고수익 ELS로 출시했다.
ELS 상품은 대부분 최대손실률 100%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반면 KB증권의 KB able ELS 제1240호(온라인전용)은 90% 원금지급 상품이다. 기초자산은 네이버와 삼성전자이며, 이날부터 27일까지 청약한다. 노낙인 구조이며 만기평가일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최초기준가의 90% 미만일 경우 최대 -10%의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키움증권의 제48회뉴글로벌100조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45%의 저낙인 구조와 연 28%의 기대수익률을 제시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ELS 기대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었던데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져 운용상 이점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운용은 평평한 장에서는 운용할 수 있는 룸이 별로 없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다"며 "높은 가격에 팔고 낮은 가격에 사는 기본 원칙 안에서 변동성이 높아진 장에서는 매매할 수 있는 룸이 넓어졌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인 구조가 그대로면서 기대수익률만 두배로 높아지다보니 ELS 청약 열기도 뜨거워졌다.
NH투자증권이 지난 9일까지 모집한 ELS 19423호는 300억원을 공모했지만 2000억원 가까운 시중 자금이 몰리며 6.6: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낙인이 45%로 상대적으로 저낙인 구조이면서 연 9.5%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최근 변동장세 속에서 ELS 발행은 연초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올해 1,2월 6조 이상을 기록한 월별 ELS 발행은 지난 3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절반에 가깝게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고수익 ELS를 필두로 ELS 발행이 다시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ELS가 원금 비보장형으로 최대손실률 100%를 산정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원유나 독일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와 다르게 지금까지 원금손실이 큰 폭으로 난 적이 없었다"라며 "그렇다보니 주식 직접보유보다 안전한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뜨거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예측하기 힘든 변동장세 속에서는 ELS 역시 지금까지와 다른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전한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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