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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달라진 당국의 FX스왑시장 접근법..일석삼조 효과?

입력: 2018년 08월 21일 10:50 수정: 2018년 08월 21일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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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칼럼)-달라진 당국의 FX스왑시장 접근법..일석삼조 효과?

(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8월21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FX스왑시장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던 외환당국은 올해 상반기 선물환 보유 규모를 꾸준히 줄이는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한국은행의 선물환 순매수 규모는 332억달러로 작년 말 대비 120억달러나 감소했다. 1월 중 소폭 늘어난 이후부터는 계속 감소 추세다.

다만 이런 당국의 행보에도 최근 FX스왑시장은 신흥국 우려에도 흔들리지 않은 채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국의 포지션 변화가 원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난 1분기 말 시장참가자들은 시장이 예상하는 통상적인 수준의 당국 물량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판단 아래 크게 당황했다. 이에 급기야 매수 공백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심한 홍역을 앓았다. 물론 이때 스왑포인트는 폭락했다.

이렇듯 당국 포지션은 시장 수급상 중요한 축이다. 그런데도 최근 당국 물량의 뚜렷한 감소에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데는 다른 변화가 함께 진행돼 온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 당국의 묘수? 시장의 자율적 반응?

2017년 말부터 FX스왑포인트는 그야말로 하락 일변도였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라는 굵직한 대외 여건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이보다 국내 해외투자 확대 기조 속 단기물 위주의 환 헤지 패턴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더욱 무게중심을 뒀다.

전례 없이 급증한 외화 단기자금 수요로 지난 1분기 말 FX스왑포인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고, 이 과정에서 특히 분기 말을 중심으로 매번 가격이 급락해 마치 달러 유동성 사정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였다.

물론 실제 외화 유동성 여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과도한 단기 환 헤지 물량 확대가 행여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과격한 시장 변동성에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한다는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그에 반해 외환당국은 수급 쏠림에 따른 일시적 가격 변동에 당국이 적극 개입해 가격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스탠스를 내비쳤고, 무엇보다 시스템 리스크 전이로의 확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당국과 시장 간에 치열한 기 싸움이 전개되기도 했다.

다만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당국의 고민은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당국은 선물환 보유 물량을 줄여왔다.

이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시장 흔들림의 고리를 끊기 위한 당국의 대응으로 해석된다. 당국이 점진적으로 물량을 축소하면 그간 당연하게 여겨진 당국 수급 영향력은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취지가 시장의 당국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완화하려는 의도라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결국 시장 수급 조절을 위한 미세조정의 일환인 셈이다.

한편 당국이 선물환 만기를 재연장하지 않으면 이는 일정 부분 외환보유액 증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7월까지 5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데 대외 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증가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또한 외환당국의 개입 내역 공개를 결정한 상황에서 선물환 규모 축소 흐름은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도 크다.

물론 이같은 당국 결정에도 시장이 얌전한 데는 리보-OIS 스프레드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등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안정된 측면이 크다. 또한 당국 빈자리를 외인 투자자의 재정거래 수요가 대신 채우고 있고, 아울러 분기 말 학습효과를 겪은 해외투자 기관들의 자율적인 조정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시장 여건이 안정된 탓에 당국이 물량을 줄였든, 당국이 물량을 줄인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든 FX스왑시장은 일단 변화를 겪고 있다.

외환당국은 포지션 조정을 통해 시장에 시그널을 줬고,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해외투자기관들의 단기 헤지 규모 비율 조정, 헤지 기간 조정 등 적지 않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물론 당국도 이전에 비해 수급 쏠림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시장에 노출된 외환당국의 포지션이 줄었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영향력까지 줄인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외환시장을 해석하고 접근하는 대응 방법이 더욱 세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급이 아닌 다른 형태의 쏠림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스탠스는 여전히 확고하다.

최근 감지되는 수급 변화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수급 균형으로 수렴할지, 3분기 FX스왑시장 움직임을 통해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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