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NYSE:ORCL)은 월요일 100억 달러 규모의 보통주와 1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신청했다. 신주를 현재 주가보다 11% 할인된 가격에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주가는 약 8% 하락했다.
오라클의 2026 회계연도 잉여현금흐름은 -237억 달러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족한 현금을 채권과 주식으로 나눠 메우기로 한 것은 채권으로만 조달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리스 부채를 포함한 오라클의 총부채는 2021년 8월 845억 달러에서 올해 8월 1,691억 달러로 늘었다. S&P는 7월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로 강등했고, 아래 차트에서 보듯 오라클 채권은 이미 투기등급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억 달러 전액을 채권으로 조달했다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고 조달 금리도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과 높은 금리 때문에 오라클은 주식을 발행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신주 발행 가격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약 15배로, 5년 평균인 21배 안팎보다 낮다. 주가가 쌀 때 주식을 파는 셈이다. 원래 이런 때는 기업이 주식을 발행할 게 아니라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달 메타 주식 분할: 자사주 매입 기계가 역회전하다에서, 점점 더 많은 하이퍼스케일러가 기존 매출만으로는 AI 인프라 확충 비용을 모두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 최대 매수자가 물러나고 있다에서는 S&P 500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미국 주식의 한계 매수자" 역할을 해 왔으며, 유통 주식 수 감소를 통해 S&P 500 수익률에 매년 약 1.8%p를 기여해 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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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경제

기술주 매도세, 닷컴 버블 붕괴보다 심각한가?
아래에서 소개하듯, 안드레아스 스테노 라르센은 이번 주 놀라운 차트 하나를 공개했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TMT(기술·미디어·통신) 모멘텀 팩터가 12개월 고점 대비 약 62%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내용이다. 닷컴 버블 붕괴 때보다 하락 폭이 더 크다. 라르센은 이런 일이 "기업 이익은 계속 가속화하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멘텀 팩터는 기술주 주가를 나타내는 지수가 아니다. 최근 많이 오른 종목은 사고, 부진한 종목은 파는 롱숏 모델이다. 오른 종목이 계속 오를 때 수익이 난다. 따라서 62% 하락은 기술주를 비롯해 최근 시장을 이끈 종목들이 62% 떨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이미 오른 종목을 보유하고 부진한 종목을 파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이렇게 이해하면, 이익은 늘어나는데 모멘텀 팩터는 무너지고 있다는 라르센의 역설적인 지적도 설명된다. 이번 분기 기업의 약 80%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고, S&P 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27%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닉 사본은 이번 매도세가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는 쏠림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된 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를 펀더멘털이 아닌 구조적 요인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의 이 구분은 최근 상황을 닷컴 버블 붕괴와 비교할 때 중요하다.
2000년 당시 모멘텀 전략의 매수 종목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었다. 모멘텀 팩터가 무너진 것은 그 밑바탕의 펀더멘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약속했던 매출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모멘텀 상승을 이끌던 종목 상당수는 휴지 조각이 됐다. 반면 지금 모멘텀 전략의 매수 종목은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펀더멘털은 좋아지는데 모멘텀 팩터가 하락한, 정반대의 구도다.
모멘텀 팩터는 고점 대비 17거래일 만에 40% 떨어졌다. 과거 조정 폭의 중간값이 33거래일 동안 22%였던 것과 비교된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사업 모델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대규모 레버리지와 쏠림 포지션의 청산이 원인이라는 뜻이다.
참고: 모건스탠리는 이 팩터의 정확한 정의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모건스탠리의 구체적인 리밸런싱 규칙, 측정 기간, 종목 선별 방식이 아닌 일반적인 모멘텀 모델을 기준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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