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WTI(4월)는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와 재고 상황 반영해 상승.
EIA에서 발표한 미 원유 재고는 144만 배럴 증가한 4.35억 배럴을 기록. 시장 예상치는 200만 배럴 증가 였음. 쿠싱 지역 재고는 122만 배럴 감소했으며 가솔린과 정제유 재고도 각각 573만, 155만 배럴 감소함.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예년보다 더딘 수준으로 재고가 쌓였고 실물 수요도 견조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 주간 정유시설 가동률 또한 0.6%p 상승한 86.5%를 기록. 최근 휘발유와 난방유 각격 상승으로 마진이 증가함에 따라 계절적 유지보수기간 돌입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요를 유지. 원유 순수입량 또한 218만bpd로 올해 평균인 224만bpd보다 낮은 수준이며 미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인 캐나다와의 최근 관계 악화가 수급 상황을 더욱 타이트하게 만드는 중.
2월 미국 CPI 결과도 시장 예상치를 모두 하회함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된 점도 유가 하단 지지력 제공. 2월 CPI는 전월비 기준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3%와 전월 0.5%를 모두 하회했고 Core CPI도 0.2% 상승에 그쳐 예상치인 0.3%와 전월 0.4%를 모두 하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고 금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짐.
한편 미국과 이란간의 마찰이 부각되고 있음.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는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데 협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이는 단순한 여론 기만이라고 주장. 이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란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수출 제재를 가한데 따른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 핵협상을 제안하면서 이란에게 군사적 마찰과 협상 중 하나를 택하라고 엄포를 높음. 이란은 이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무슨 협상을 하겠냐며 난색. 온건파인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조차도 이런식의 협박은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조차 하지 않겠다고 반발. 다만 애초에 이란 대통령은 서열상 2인자이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도 굳이 최고종교지도자 하메네이가 아닌 이란 대통령과 협상을 할 이유는 없음. 이러한 가운데 이란은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러시아와 차관급 회의를 갖고 핵 관련 논의 예정.
이와는 별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카타르에서 재개. 중재를 위해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도 함께 참여할 예정. 현재 합의 중인 휴전안은 2단계 휴전 협상임. 1단계 휴전 협상은 33명의 인질 석방과 6주간의 휴전이었는데, 2단계에서는 남아있는 인질 전원 석방, 영구 휴전, 가자에서 이스라엘 병력 철수에 대한 것임. 1단계 휴전은 이미 이달 1일 종료됨. 미국측은 1단계 휴전을 두 달 연장하고 남은 인질 중 10명의 석방을 골자로 하는 1단계 연장안을 주장.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가자 지구 전후 구상에 대해 강제 이주는 없다며 입장을 변경해 한발 물러섰지만, 예멘 후티 반군은 휴전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 재개를 선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동안 부각될 전망.
-삼성선물 김광래 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