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는 심오하면서도 다양한 정보들이 숨어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주에 관한 사항"에 숨어있는 소액주주 수 현황을 해당 기업의 주가 흐름과 살펴보다 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액면분할/합병/무상 증자와 같은 이벤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과정에서 소액주주 수가 전년보다 몇 배씩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면, 해당 주식의 주가가 상투에 이르고 있음을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버블에 이른 종목들에서 그 가능성이 매우 짙습니다.
소액주주 수가 늘면 호재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집니다.
특정 기업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하거나 핵심 테마를 만들어 장기 상승을 만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액주주 수가 늘어납니다. 주가가 상승하니 관심을 가진 투자자가 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소액주주가 늘어나게 되면 회사의 주가 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주식이 분산되지 않고 적은 수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을 때는 물량이 성급하게 쏟아지는 현상이 적고, 주식의 집중은 주가 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식이 분산되어 엄청난 수의 소액주주로 늘어나게 되면 그렇게 늘어난 주주 수만큼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됩니다. 투자자에 따라 매수한 가격도 다를 것이고 매도 목표로 삼는 가격도 천차만별이겠지요. 어떤 이는 주가가 조금만 하락하여도 덜덜 떨면서 투매할 것입니다. 또는 집안 문제로 급하게 투매해야 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복잡한 이해관계가 만들어지게 되면 주식이 소수의 주주에게 집중되어 있을 때와는 반대로 주가 하락이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마치 오합지졸처럼 주주들이 매도하며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말지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렇게 소액주주가 급증한 후에는 주가 흐름이 이전처럼 강하지 않거나 오히려 폭락하는 주가를 만들고 맙니다.
사업보고서에서 소액주주 현황 : 소액주주 폭증 후에는 폭락 장이 기다린다.
금감원 전자공시 서비스 DART에서 사업보고서를 조회하여 보시면 "주주에 관한 사항" 또는 "주주 분포" 등의 항목에서 소액주주 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DART 내 "공시 정보 활용마당"이라는 메뉴에서 소액주주 현황을 추려서 조회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2000년대 이후 시장에서 빅히트를 쳤던 대표적인 종목들의 소액주주 현황 및 주가 흐름을 도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 최신 종목을 다루기에는 민감한 부분이 많기에 예전 종목으로 설명드립니다.)
첫 번째 사례, 2003~2007년 100배 상승을 만든 현대미포조선…. 그 전후
현대미포조선은 2000년대 초중반 조선주 랠리에서 가장 화려한 상승률을 보여준 종목입니다. 당시 현대미포조선의 상승률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 소액주주 현황과 주가 흐름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었습니다.
2003년~2006년 현대미포조선이 강하게 치고 올라가던 그 시기, 다른 종목 같다면 주가 상승 과정에서는 소액주주 수가 크게 증가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기간 현대미포조선의 소액주주 수는 2003년 5,665명에서 2004년에는 오히려 4,501명으로 감소하고, 2005년에는 1만 명으로 늘었지만 2006년에는 5천 명으로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위의 표 참조)
(※ 2003~06년 사이 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개인 물량까지 흡수하였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주 수가 되려 적어지니 2007년에는 주가가 화려한 폭등(3배 상승)하는 상황이 나타날 때 주주 수가 2006년 5천 명 대에서 2007년 23,754명으로 4배 이상 급증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그 당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래에셋 포트폴리오 따라 하기가 열풍이었고 자연스럽게 조선주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였지요.
하지만 그 후 주가는 2008년에 주가 폭락, 그런데도 소액주주 수가 3만 8천 명으로 늘어나니 그다음 해에도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서 2007년 고점 대비 2009년 연말에는 1/3수준까지 하락하였습니다.
소액주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후 다음 해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라젠 2016~2019년 사례 : 폭발적인 소액주주 수 증가 이후
2000년대 들어 대장주였던 많은 종목들의 사례를 조사하였습니다. 앞서 언급 드린 현대미포조선 사례 외에도 셀트리온 (KS:068270), 신라젠, 헬릭스미스, 기아 및 작년 시장을 달구었던 유명한 종목 등 특정 시기 대장주였던 종목들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보았습니다.
공통으로 주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후, 다음 해 주가 하락이 만들어졌고 그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 수가 증가하면 폭락 장으로 이어진 경우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신라젠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라젠은 셀트리온과 더불어 제약/헬스케어/바이오 테마의 대장주였지요. 2016년 상장하여 2017년에 극적인 랠리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수는 2016년 30,524명에서 2017년 11만 8천 명으로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렇게 소액주주가 증가하게 되면 큰 물량을 가진 주주들이 물량을 풀었다는 의미와 더불어 이해관계가 복잡한 개인투자자가 증가했음을 암시합니다. 그 후 자연스럽게 2018년에 주가 하락이 있었습니다. 주가 하락이 있으면 소액주주 수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14만 7,053명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결국 그 이후의 주가는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였습니다.
소액주주가 폭발적으로 몇 배씩 증가했다면 냉정함이 필요하다.
소액주주 증가는 주가가 상승할 때 함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주주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종목 주주 게시판도 훈훈한 이야기로 가득하고 때에 따라서는 주주연합체가 만들어지며 "가즈아"를 같이 외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주주 수 증가가 두 자릿수 % 증가가 아닌 몇 배씩 증가할 때는 오히려 냉정한 마음으로 이를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주주 게시판을 멀리하고 주주연합회를 멀리하며 한걸음 뒤에서 차분히 그 주식을 바라보십시오.
혹시 그 주식이 거품 논란이 있고,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 수가 증가하였다면 그 이후에는 큰 가격하락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분기, 반기 또는 사업보고서상에 소액주주 현황은 3개월에서 반년 단위로만 업데이트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소액주주 현황을 가늠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종목 단위의 개인투자자 누적 매매 내역(수량 중심)을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만약 올해 연도에 개인투자자가 순매수(수량)를 늘리고 있고, 버블 논란이 있는 종목에 지난 사업보고서에서 소액주주 수가 폭증하였다면 냉정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 해 보겠습니다.
1. 버블 영역까지 상승한 유명 대장주의 경우
2. 소액주주의 수가 사업보고서상에서 전년 대비 몇 배씩 증가하였다면
3. 올해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져.
4. 올해 주가가 하락하였음에도 해당 종목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 수량이 크게 늘었다면
5. 다음번 정기 재무 보고서에서 소액주주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6. 이는... 해당종목의 폭락 전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4년 1월 2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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