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이슈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와 전월 집계치인 0.0%를 소폭 상회했다. 전년비 기준으로 CPI는 전월 대비 0.1%p 하락한 3.1%를 기록했고,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4.0% 상승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기는 했으나 근원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와 거리가 멀고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에너지
전일 유가는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해 $70를 하회했다. 특정 단일 이벤트로 인한 급락 보다는 $70 지지 실패에 따른 실망 매물 출회, 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EIA의 가격 전망 하향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이전부터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OPEC+의 감산 기대 약화와 수요 전반에 대한 불안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EIA는 금년 평균 미국 원유 생산량을 기존보다 30만bpd 상향 조정한 1,293만bpd를 예상했다. 상향 근거로는 OPEC+의 생산량 하락에 따른 미 셰일 업체들의 증산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또한 EIA가 내년 Brent유 가격 전망을 지난달 예상치인 $93에서 $83로 크게 낮춘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가뜩이나 OPEC+의 감산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 존재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주간 원유 수출이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웠다. 실제 공식 원유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러시아는 OPEC+ 내에서도 많은 비난을 받아왔으며 비OPEC 맹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생산 감산이 아닌 기존 재고 소진을 통해 충당이 가능한 수출 감축을 약속했다. 또한 11월OPEC+ 회의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는 원유도 아닌 이미 서방국들의 제재로 줄어든 석유 제품 수출량을 추가로 20만bpd 낮추는 것에 그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유가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 사우디 왕세자와의 극적 정상 회담에서도 아무런 성과없이 마무리된 와중에 나온 러시아 주간 원유 수출 데이터는 시장에 또다른 실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전일 예멘 후티반군 노르웨이 선적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지난주 상선 공격을 시작으로 홍해 민간 선박들에게 공격을 단행하면서 확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추가 교전으로 번지지않아 유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되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은 최근 미 해군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고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행사 강도와 횟수를 늘리면서 홍해 지역내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공급차질 관련 이슈가 부재해 유가에 미친 영향은 다소 제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