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자사주 취득 공시 : 소각도 병행되어야 주주가치가 극대화된다

입력: 2025- 02- 18- 오후 06:02

주식시장이 훈훈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 증시 상승을 이끈 데에는 삼성전자의 소각 공시와 추가 자사주 매입 공시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해당 주식에 수급을 호전시킨다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시장은 자사주 매입보다도 더 강한 것을 원합니다. 바로 자사주 소각이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의 상장사들은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입니다.

작년에는 14조 원, 올해는 2월 중순까지 자사주 매입 2천억 원 규모

오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공시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을 수시로 공시합니다. 자사주펀드와 같은 신탁 형태로 진행하기도 하고 직접 취득하기도 합니다.
올해 들어 2월 중순까지 자사주 체결 누적 기준 매입 규모는 2,270억 원 정도입니다. 다만 그 규모는 아직 크다고 하기는 적은 편입니다. 시가총액 최상위 상장사들이 대규모로 매수해 주어야지 조원 단위의 큰 규모로 자사주 매입이 발생하게 됩니다. 매머드급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신호탄을 삼성전자가 오늘 3조 원 매입 공시를 발표하면서 울린 것이지요.

연간 자사주 매입 공시 총액은 2024년에 14조 4,100억 원으로 통계가 집계된 201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2024년에 공시되었습니다. 그 이전 2016년에 11조 2,800억 원대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이고 2023년의 8조 원대 중반에 비하면 2024년 자사주 매입 공시 총규모는 70% 이상 급증하였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자사주 매입 공시가 합계 20조 원을 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기도 합니다. 상장사들의 밸류업 분위기 속에 주주 환원 분위기가 이전보다 강해졌다보니 자사주 매입 공시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자사주는 소각되어야 답이다.

가끔 증시 토크와 세미나를 통해 30여 년 전 주식투자를 관심 두기 시작한 필자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드리곤 하였습니다. 당시 필자는 우연히 접하게 된 캐피탈리즘이라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진 이후 주식시장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게임에는 기업 마케팅, R&D, 제조, 원자재, 생산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 대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게임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 수가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바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에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당연히 소각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게임에서도 자사주를 매입하면 바로 소각하는 것을 당연하게 설정해 놓았던 듯합니다.
당연히 PER와 같은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게임 속 저의 회사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은 소각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저 주가가 빠졌을 때 회사가 사주니 고맙게 생각하라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사주를 매수한 상장사는 해당 주식을 잘 가지고 있다가,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물량은 언젠가 다시 시장에 쏟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주총회에서 자사주는 카운팅되지 않는 그야말로 죽어있는 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학개미 운동 과정에서 많은 상장사가 분할 후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자사주가 살아나는 마법을 보았고 그에 대한 폐해를 입었습니다.
(※ 물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이제는 이러한 폐단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만 하고 물량을 회사가 들고 있게 되면 언젠가 임직원 성과급 형태로 시장에 쏟아질 수도 있고, 주가가 올라가면 언제든지 쏟아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불안감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당 가치를 계산할 때 자사주를 빼고 유통 가능 주식 수로 계산하지만, 한국증시에서는 그냥 자사주가 유통되고 있다고 취급하기도 하여 결국 주당 가치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되면 당연히 자동 소각을 해야만 주주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올해 자사주 매입 공시와 소각 공시가 연이어져야 밸류업도 가능!

미국 주식으로 개인이든 기관이든 연기금이든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넘어간 이유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홀대받았던 대우와 달리 제대로 주주 환원 혜택을 받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경우 2021년~2024년에 매년 100조 원 이상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자사주 소각도 크게 늘면서, 작년에 자사주 소각 규모는 12조 1,399억 원으로 2023년 4조 7,429억 원 대비 156%나 급증하였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당장 가시적으로 시장에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주주 환원 및 주주 친화 정책이 강화되면서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해졌습니다.
만약 20여 년 전의 증시 분위기였다면 2024년 약세장 속에 증시는 반토막이 났을 것이고,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주총장에서 목소리 높여서 이를 주장한다면 의장의 권한으로 주총장에서 물리적으로 쫓겨날 것입니다.

어쩌면, 다가올 주총 시즌은 우리 애독자님들의 목소리를 주주총회에 울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사주 매입 요구 그리고 배당 증액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을 강하게 요구하고 이러한 투자 문화 속에 올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늘어난다면 한국증시는 더욱 강한 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2025년 2월 1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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