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이사는 최근 경제 지표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024년과 유사한 흐름(연초 상승세 이후 하반기 완화)을 보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1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 경제 컨퍼런스에서 "이번 겨울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면, 지난해처럼 추가적인 정책 완화가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정책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2024년 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후, 올해 1월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하며 2023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당시의 결정이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월러 이사는 이 같은 CPI 상승률을 "약간 실망스럽다"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은 상대적으로 덜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가 1월에 약 0.25% 상승해, 전년 대비 2.6%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1월 PCE 수치는 2월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1월 인플레이션 데이터, 계절 조정 한계
월러 이사는 최근 1월 CPI 수치가 계절 조정의 한계로 인해 실제 인플레이션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연초 CPI 상승률이 매년 반복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통계적 보정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CPI를 집계 발표하는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기후, 생산 주기, 가격 변동 패턴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제거해 월별 인플레이션 비교를 가능하게 하지만 변화하는 경제 환경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월러 이사는 추가 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계절성이 실제 원인인지, 또는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경우이든 "현재 데이터는 정책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마비 피해야"
월러 이사는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과도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우리는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해서 정책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정책 마비(policy paralysis)를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에 대해서는 "가격을 다소 상승시킬 수 있지만, 지속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라 언급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다른 정책들이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