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ance Roberts
(2023년 9월 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대형주(Mega-cap stock)는 2023년에도 계속해서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 측면에서 훨씬 더 우수한 많은 다른 기업들이 있는데 왜 그럴까?
대형주와 나머지 기업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그렇게 더 우수한 기업들은 전체 시장수익률에 계속 뒤처지고 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시가총액 가중지수와 동일가중지수를 비교해 이러한 문제를 명확히 보여 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과 지수 내 나머지 490개 종목 사이의 격차는 시장 강세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작년에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섹터의 올해 급등은 광범위한 시장 실적의 주요 원동력이었다. 커뮤니케이션, 임의소비재, 기술 이 세 가지 섹터의 실적을 뺀다면 올해 시장은 연간 기준 거의 보합세를 보일 것이다.”
이러한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3개 섹터에 대한 거래는 극단적으로 혼잡한 상황이지만, 전문 투자자들은 계속 기록적인 속도로 이러한 일부 종목에 몰리고 있다.
전문 투자 매니저들이 무모하게 이러한 종목을 쫒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더 간단하다.
경력 위험과 패시브 효과
투자 매니저들에게 성과 창출은 “경력 위험”(career risk)을 제한하기 위해 필요하다. 매니저가 오랫동안 벤치마크 지수를 밑도는 실적을 낸다면 투자 운용 업계에서 ‘경력’을 쌓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쫓는 데는 두 가지 동인이 있다. 첫째, 해당 종목들은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매니저들은 큰 가격 변동 없이 자금을 입출금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패시브 지수(passive indexing) 효과다. 이는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에서 광범위한 지수를 쉽게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 습관을 바꾸면서, 자본 유입이 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불균등하게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는 자금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ETF 발행이 급증하고 운용 자산이 증가하면서 상위 10개 종목의 성과가 상승했다.
“즉, 약 1,759개 ETF 중 지수의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발행 ETF의 약 25%를 차지한다. ETF 발행사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또한 모멘텀에 의해 주도되는 시장 후반 사이클에서 동일한 “최고 실적” 주식이 다수의 ETF를 확산시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시장 지수를 수동적(passive)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를 매수하면 모든 기초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작년 한 해 동안 ETF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었고, 이에 따라 상위 10개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시장 안정이라는 신기루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S&P 500 지수에 투자한 1달러당 0.32달러가 상위 10개 종목에 유입된다. 나머지 0.68달러는 490개 종목으로 나뉜다. 이러한 “패시브 지수 효과”는 지난 10년 동안 시장 역학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패시브 효과”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이러한 대형주 뒤에 숨어 있는 이유 중 한 가지일 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안전”이다.
안전한 유동성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기업의 수익과 매출은 감소할 것이다. 현재 금리 수준, 인플레이션, 팬데믹 이후 통화 유동성의 반전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 위험은 평소보다 높다.
특히 금리인상은 현재 중소기업들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앤드류 랩손(Andrew Lapthorne)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상위 10% 기업이 S&P 1500 전체 비금융 시가총액의 62%를 차지하므로, 시장 관점에서 보면 금리가 아직 시장 전반의 대차대조표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규모를 낮춰서 보면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S&P 1500 기업 중 하위 50%의 이자보상배율과 러셀2000 지수에 상장된 초소형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낮은 수준에서 급격하게 더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소형주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만큼 자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없고, 대형주처럼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러셀2000지수에 편입된 소형 기업과 비상장 기업은 회사채 발행에 대한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대형 기업이 보유한 거의 제로에 가까운 장기고정 차입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몇 년 동안 장기 대출의 벽에 부딪히면서 차입 비용이 높아지면, 채무불이행과 파산 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아직 경기침체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경기침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블룸버그의 사이먼 화이트(Simon White)가 언급한 바와 같이 긴축적 금융 여건으로 인해 기업 파산이 작년 대비 71% 증가했다. 향후 몇 년 동안 금융 여건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면 파산 위험은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다.
앨버트(Albert)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시사하는 것과 달리 소형주는 여전히 미국 경제의 심장이다. 어쩌면 대형주는 다른 기업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흡혈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미국 소형주 전체의 불이 꺼지고 있는 것 같다.”
“소형 기업들은 거의 제로 금리로 장기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변동금리로 자금시장에 자금을 쌓아 둘 수도 없다. 궁극적으로 미국 중소형 기업의 고통은 대부분 경제학자들이 현재 포기하고 있는 경기침체를 촉발할 것이며, 결국 대형주와 초대형주조차 금리인상의 간접적인 경기침체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을 쫓아가지 않으면 경력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현금을 배분하기 가장 쉬운 곳은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고 유동성이 높은 초대형 자본화 기업이다.
필자는 현재 시장 활황과 ‘경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 상당 부분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앨버트의 의견에 동의한다. 실질적으로 긴축된 금융 여건이 여전히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다.
대형주는 계속 시장 지배할 것
현재로서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성과를 목적으로 대형주를 쫓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매니저의 성과와 벤치마크 지수 사이에 큰 차이가 나면 “경력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도 패시브 ETF에 돈을 쌓아두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투자자들은 “모든 매수자에게는 매도자가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모든 매수자에게는 특정 가격을 제시하는 매도자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매도가 시작되었을 때 “매도”하려는 사람이 “매수”하려는 사람보다 많아지고 “매수자”가 기꺼이 들어올 때까지 가격은 하락한다. 이러한 매도 압력의 급증은 현재 가격과 체결 의향이 있는 “매수자” 사이에 “유동성 공백”을 만든다.
즉, 전문 투자 매니저가 애플(NASDAQ:AAPL) 주식을 매도하려고 할 때 애플을 보유한 다른 343개 ETF도 하락장에서 부족한 매수자 풀을 놓고 경쟁한다.
또한 투자 자문사들은 자산배분 방정식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에 대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패시브 ETF로 적극적으로 마이그레이션하고 있다. 지수 펀드의 부상은 모든 투자자를 주식 종목 선택자가 아닌 ‘자산 클래스 선택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개인이 개별 종목이 아닌 “바스켓 매수”를 선택한다고 해서 ‘수동적’ 선택이 아니라 이는 다른 형태의 ‘적극적 관리’라고 할 수 있다.
소수 종목에 위험이 집중되면 다소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보유 종목의 집중과 그에 따른 유동성 부족은 반전 하락조차도 느리고 체계적인 과정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시장 출구가 좁아지면서 가격, 밸류에이션, 펀더멘털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는 폭락장이 될 것이다.
필자는 2020년 3월이 다음 번 “진짜” 하락장이 시작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일부 사례(sampling)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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