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로 인해 3월 중순 급락 양상이 전개되면서 대폭락장이 기록되었던 때가 2년 전 즈음입니다. 그 급락장은 3월 18일에는 주가지수 1,600p를 붕괴시켰고 2020년 3월 19일 종합주가지수는 1,439p를 찍었습니다.
이제는 투자자들의 기억에서 잊혀가는 2년 전 증시, 하지만 그 당시를 복기해 본다면 중요한 투자 혜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폭락장을 경험한 투자자와 경험 없는 투자자의 차이: 심리적 부담이 다르다
2010년대 증시는 정말 고요하였습니다. 증시가 올라봐야 주가지수 2,200p, 내려봐야 1,800p였고 그 좁은 박스권이 거의 7년여 지속되었습니다. 그 좁은 지수 등락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투자자들은 고변동성 장세를 기억 속에서 잊거나, 아예 대폭락장을 경험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났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가 발생하면서 2018년부터 시작된 하락장은 대폭락장으로 기록되게 됩니다.
그 직전 대폭락장이라 한다면 십수 년 전, 2008년 금융위기가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당시 펀드매니저 중에서도 십중팔구는 대폭락장을 경험한 적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필자가 금융투자협회의 운용인력에 관한 통계를 분석하여보니 85%의 펀드매니저가 08년 금융위기 이후 경력을 쌓은 펀드매니저였습니다. 십중팔구가 2008년 금융위기는 책으로만 보았던 것이었지요. 그리고 2011년 8월 중급하락장 쇼크를 경험하지 않은 비율 또한 75%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개인투자자는 정년퇴직이 없으니,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투자자의 비율이 절대적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료: 2020년 3월 5일 필자의 증시 토크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펀드매니저 십중팔구!]
[원데이터 참조: 2020년 3월 당시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 분석: lovefund이성수]
그러다 보니 당시 급락장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투자자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내 경험상 이런 일은 없었다고!!!” 그리곤 공황에 빠져 어찌해야 할지 몰랐지요.
하지만 시장에서 오래 있어 온 분들은 오히려 의연하게 당시 급락장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2020년 3월 폭락장을 중요한 기회로 삼고 외국인이 던지는 투매 물량을 그야말로 “줍줍”하였습니다.
극단적인 급락, 오히려 냉정했던 당시 개인투자자
그 당시 lovefund이성수의 증시 토크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매수 색깔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드렸습니다. 심지어 1997~98년 IMF 당시 개인의 강력 매수가 겹친다는 내용으로 증시 토크 칼럼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2020년 3월 23일자 증시 토크 “개인투자자들의 연일 증시 돌격 : IMF 당시가 오버랩된다.(반전주의)”에서 당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매우 공격적이지만 스마트한 자금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00년 IT버블 붕괴, IMF 사태 이후 일생일대의 성공 투자 기회로 만들 분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였습니다.
2020년 3월 개인투자자분들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적인 급락 증시를 오히려 냉정하게 기회로 만들었던 것이지요. 2020년 3월 쇼크와 같은 대폭락장은 2010년대 이전에는 몇 년에 한 번씩 발생하던 흔한 일이었고, 증시에 오랫동안 있어온 소위 고인물 투자자에게는 잠시 고통은 있을지라도 큰 기회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을 보내면서 개인투자자의 색깔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주린이들의 대거 유입 “내 생애 이런 긴 조정장은 없었다고!”
어제자 증시 토크를 통해 작년 연말 기준 개인투자자 인구는 거의 1,400만 명에 이른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2020년 연말에 919만 명, 2019년 연말에 618만 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019년 이후로는 거의 800여만 명이 증가한 것이고, 2020년 연말 이후로는 500여만 명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즉, 2020년 3월 당시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에 오래 고여있던 생존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지배하던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주린이’투자자분들이 증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2021년에 증가한 500만여 명은 2020년 3월 쇼크를 경험한 적도 없고, 2010년대의 긴 조정장을 경험해보지도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년 하반기 이후 진행되고 있는 9개월이 넘는 기간 조정과 지수 –20% 이상 하락한 중급하락장이 매우 불편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2020년 3월 어느 날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펀드매니저처럼 “내 투자 인생에 이런 조정장은 없었다!!!”라는 말씀하시고 계실 것입니다.
물론 기간 조정과 중급하락장은 불편하시고 마음을 힘들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오히려 나 자신의 투자 마인드와 투자 혜안을 단련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당시 용감했던 당시 경험 많은 개인이 부러우셨지요? 그분들도 과거에 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당시 투자심리를 이기고 냉정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답니다. 오히려 심각한 폭락 없이 온화한 기간 조정은 오히려 백신처럼, 투자 마인드를 단련하는데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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