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증시 하락이 시작되더니 급기야 이번 주는 급락 양상이 연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장중 주식시장 흐름을 보다 보면 반강제적으로 시장에서 쫓겨 나가는 매물들로 인해 증시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쫓기는 처지의 투자자, 현재 공포감이 누구보다도 심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 누가 쫓아오지 않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지금 증시 낙폭을 담담하게 대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주가는 결국 쫓기는 입장의 투자자가 만든다.
쫓기는 처지에 있는 투자자에 관한 주제를 거의 2년여 만에 쓰는 듯합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당시 증시에서 쫓기는 입장은 외국인 투자자였습니다. 빨리 자금을 회수해야 하다 보니 급하게 투매하고 2020년 코로나 쇼크로 인한 3월 폭락 장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개인투자자분들은 여유롭게 외국인이 던진 매물을 그야말로 줍줍하면서 승자가 되었지요. 그리고 그해 가을에는 외국인들이 지금 아니면 매수할 수 없다는 듯 쫓기듯 매수하면서 2020년 늦가을 급등장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주가와 주식시장은 쫓기는 입장에 있는 투자자가 만듭니다.
쫓기는 입장의 투자자는 증시 등락 상황에 따라 자발적이든 피동적이든 공포심리에 빠지게 되고 급하게 매도하거나 매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지요. 결국 하한가로 투매하거나 상한가로 추격 매수 해야 하니 증시나 주가가 급락 또는 급등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앞서 2020년 외국인 투자자의 사례를 이야기해 드렸습니다만, 이보다 더 자주 그리고 강하게 쫓기는 처지에 있는 자금들이 있습니다. (ex, 투자 기한이 제한된 투자금, 식구들에게 눈치보는 투자금, 레버리지 투자자금 등)
그런데 이중 가장 쫓기는 심리에 빠질 수 있는 자금은 바로 빚투 자금들입니다.
빚투 자금의 반대 매매 그리고 공포심리 속 탈출 러시
1월 하락장, 특히 이번 주 증시를 보다 보면 유독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개장 후 아침 초반에 급락 한번 한 후 반등하려 하면 눌리고, 반등하려 하면 눌리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개장 동시호가에서 1시간 동안은 신용융자 등의 반대 매매에 따른 현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장중 올라가려 하면 눌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공포심리 속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매도 물량이 몇 호가 씩 내리누르면서 투매하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자기 자금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그런대로 버틸 수 있습니다. 투자 손실이 커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심리적인 부담이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빚으로 투자한 투자자로서는 주가 하락으로 투자 손실이 커지게 되면 반대 매매를 알리는 마진콜 전화가 주는 심리적 압박도 부담이지만, 손실이 심해지면 자신의 투자자금은 모두 사라지고 빚만 남는다는 공포심리가 투자심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자기 자금으로만 투자한 투자자와 빚으로 투자한 투자자 사이에서는 투자심리 내성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증시가 추가 하락하게 되면 기계적인 반대 매매로 강제 청산되거나, 공포심리에 투매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지요.
위의 자료는 모든 빚투 자금의 그림자라 할 수 있는 신용융자 잔고 추이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6조 원대까지 급감하였던 신용융자는 작년 여름 25조 원을 넘기며 4배 증가하였었습니다. 이후 증시 조정 속 감소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23조 원이라는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2020년 12월 수준으로 돌아갔는데도 말입니다. 참고로, 2020년 12월 신용융자 규모는 19조 원 수준이었습니다.
쫓기는 입장만 아니라면, 조정장은 그저 연례 행사
1월이 끝나지도 않은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8%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는 –13%나 하락한 것은 투자심리를 불편하게 하는 현상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본인이 쫓기는 처지가 아니라면, 조정장은 주식시장에 항상 있는 연례 행사처럼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종합주가지수 차트를 월봉으로 보시면 1년에도 몇 번씩 조정장은 발생하여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괴로워하고 비명을 질렀지요. 물론 2008년 금융위기나 2000년 IT버블 붕괴와 같은 대폭락 장도 있었지만 쫓기는 처지가 아닌 투자자분들은 상대적으로 담담하게 이겨내고 이후 상승장을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또다시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이 쫓기는 입장인지 아니면 담담한 입장인지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테스트 과정에서 생존한 투자자는 이후 새로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취하고 있을 것입니다.
2022년 1월 25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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