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긴 추석 연휴에 들어갑니다. 이미 오늘부터 연휴 분위기 속에 들뜬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주식시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 왔다 갔다 하면서 눈치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보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음 주 추석 연휴 전후로 굵직한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9월 21일~22일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있을지의 여부 그리고 요즘 회색코뿔소로 등장하는 중국 헝다그룹이 오는 9월 23일에 채권이자 지급 불이행 여부가 금융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 테이퍼링 : 뜸 들이지 말고 하려면 시작하는 게 마음 편하다. 가슴 졸이다 지쳐
올해 초부터 계속 등장하고 있는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
상반기에는 연준 유력 인사들의 강성 발언에 시장이 휘청거리는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시장 참여자들이 내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되지요.
“거참, 할 거면 빨리합시다. 괜히 가슴 졸이게 하지 말고”
그리고 주식시장도 테이퍼링 이슈가 등장할 때 반응이 점점 약해져 갑니다. 그런데 또 한편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어찌 될까 걱정되다 보니 “테이퍼링~ 해야 한다!!!”는 강성 인사들의 발언이 등장하면 심장이 쿵~!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추석 연휴 막바지에 있을 FOMC 회의에서 만약! 테이퍼링이 결정된다면 어떤 현상이 증시에서 기다리고 있을까요? 관련하여서는 우리가 직전 테이퍼링 시기라 할 수 있는 2013년을 복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상반기부터 테이퍼링 가능성이 제기되다가 2013년 6월에 버냉키 의장의 “테이퍼링 할지도 몰라!”라는 발언에 증시가 발작을 일으켰었고 그 후 수시로 증시에 테이퍼링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당시 테이퍼링 이야기가 등장하던 초반에는 “테이퍼링 하면 지구 경제가 무너진다고!” 이런 기사들과 의견들이 등장하였는데, 정작 연말이 다가오는 어느 순간부터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하는 논평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그 시절 2013년 12월에 테이퍼링이 결정되었을 때 우리 한국증시는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어쩌면 이 흐름이 추석 연휴 기간 테이퍼링이 결정되었을 때 예상되는 시나리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당시 한국증시는 직전에 테이퍼링 가능성에 지지부진한 눈치를 보는 증시 흐름을 만들다가 정작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결정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해 연말부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강화(레벨 다운)되기 시작하였다 보니 이 효과가 맞물리면서 12월 초중반에는 코스닥 시장의 낙폭은 더 컸었지만 이후 테이퍼링 긴장도 사라지니 그해 12월 FOMC 회의 직후부터는 코스닥 시장은 강하게 탄력을 받았었습니다.
즉, 테이퍼링 결정 직전에는 눈치 보기 직후에는 긴장 해소 흐름이 증시에서 나타났습니다.
▶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헝다그룹) 채무 불이행 가능성 : 제2의 서브프라임 사건?
이달 초부터 급격히 금융시장에 변수로 급부상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헝다(恒大,Evergrande)그룹 이슈는 추석을 앞둔 이번 주 금융시장에 큰 변수로 부상하였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 355조 원(한국 원화 기준)에 이르는 헝다그룹이 이달 23일 채권이자 8,350만$ 지급을 불이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에서 중국판 제2의 서브프라임이 터지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도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지만, 중국은 더 엄청납니다. 부동산 보유세가 없는 중국에서는 가격 불문 부동산을 사두기만 하면 대박 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합니다. 그냥 장난감 집을 사듯 사놓고 보유세가 없으니 세를 놓지 않아도 되니 공실로 두는 또 집을 사는 일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살지도 않고 임대를 둘 것도 아니면서 무작정 사는 것이지요.
그 결과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은 폭발적이었고 이로 인하여 빈부격차 심화 및 출산율 저하가 심각해지면서 결국 중국 정부의 부동산 억제와 공동부유 정책의 중요 표적이 되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그룹의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주 중국 증시가 무겁게 흘러간 원인이기도 하지요.
관련하여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제2의 서브프라임 의견도 있지만, 내년 2월 동계올림픽과 가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크긴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지면 급격히 튀어야 할 단기 금리인 쉬보 금리(SIBOR rate)는 매우 고요 합니다.
▶ 추석 연휴는 일단 마음 편하게 보내시되, 체크는 계속
따라서 굵직한 9월 FOMC 회의에서의 테이퍼링 가능성과 헝다그룹 이슈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오히려 테이퍼링은 결정하는 것이 “재료 노출에 따른 악재 소멸”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눈에 걸리는 것은 중국의 헝다그룹 이슈입니다. 중국 부동산발 금융시장 불안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때 미국 국적 투자자금의 절대적인 비중이었던 것과는 달리, 헝다그룹 이슈가 터지더라도 중국 국적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한국 주식 보유 비중은 2.3%(18조 원, 금감원 21년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불과하기에 충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도, 회색코뿔소는 더 큰 악재를 몰고 올 수 있기에 체크는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일단 마음 편히 추석 연휴 보내시고 추석 이후~! 추이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시지요.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독자님들 보름달처럼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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