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임계치를 넘긴 초(超) 고평가된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준으로 고평가되었는지를 구분할 수 있지만, 저의 경우는 종목 PBR을 토대로 초고평가된 종목을 일단 걸러내곤 합니다. 이런 종목들이 영업실적도 만들지 못할 때는 그 주가는 사상누각과 같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버블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2021년 증시에서 그런 모습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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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총 Top 100종목 중, PBR 10배가 넘어가는 종목 수가 22종목
PBR(Price Book Ratio, 주가 순자산 비율)은 가치투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자 가장 직관적인 투자지표입니다. 다만 PBR을 단편적으로 사용하면 기업 성장성을 간과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다 보니, PBR로만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구식 방법으로 치부 받곤 합니다.
그래서 초과 이익 할인모형(RIM) 식을 간단히 유도하여 만들어본 간단식, ROE ÷ 요구수익률로 적정 PBR 레벨을 계산하기도 합니다. 이 공식에 따르면 높은 ROE(자기자본 순이익률, 성장률의 대용치)를 보이는 기업은 높은 PBR이 용인된다는 것을 추론 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PBR 잣대가 구식 방법이라 하더라도 일정 PBR 수준을 넘어가면 과연 저 회사의 현재 주가가 현재 기업가치를 설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PBR 레벨 5배 이상인 기업들의 경우는 경계의 눈으로 종목을 보고, PBR 10배가 넘어갈 때는 초고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다고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종목 PBR이 10배가 넘어간다는 의미는 성장률이 매년 적어도 30~50% 이상 영원히 유지될 때 설명될 수 있는 주가 레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코스닥 시장 시총 상위 100종목을 살펴보다 보면, 20개 이상의 종목이 PBR 레벨이 10배를 넘어가 있고, 50개 종목이 PBR 레벨 5배를 넘기고 있습니다.
▶ 회사실적 수치가 성의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적자를 반복하고 있다면 심각한 버블 영역
PBR 레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고평가라고는 보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실적 수치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면 높은 PBR레벨은 설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이 거꾸로 발생하여 매년 점점 더 큰 적자를 만들고 있다면 현재의 높은 PBR 수준은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래 자료는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있는 높은 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중 한 종목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정리해 본 도표입니다. 한눈에 보시더라도 매년 적자가 반복되어 5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적이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코스피 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합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는 매년 적자가 연속되는 기업들이 허다하다]
이들 종목은 모두 미래의 꿈과 희망에 관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뭔가 어마어마한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스토리가 현실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성과를 만들 것이라는 스토리이지요. 그리고 그 꿈과 희망은 주가를 초고PBR영역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당연히 적자에 현금이 계속 유출되다 보니 PER(주가이익비율)나 PCR(주가 현금흐름비율) 등과 같은 다른 가치평가 잣대로도 측정할 수 없고 그나마 PSR(주가매출액비율)로 설명 해 볼 수도 있지만, 어떤 회사는 몇 년째 매출이 없기도 합니다.
주식은 원래가 꿈을 먹고 주가가 형성되는 것이기에 버블이 형성되기도 하고 실제 꿈이 현실이 되어 버블이 단단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최근 3~4년간 시장은 이런 꿈과 희망이 가득한 종목들이 가격이 상승한다는 이유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가가 올라가니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갖다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몇 년간 주가는 승승장구하였지요.
하지만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극에 이른 곳은 이제 다른 증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장기 금리 상승 속에 누가 봐도 고평가이지만 스토리가 있어서 주가가 버텨주었던 종목들은 주가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 고PBR종목 : 장기 성과는 물음표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스토리가 현실이 된다면 아무리 높은 PBR 레벨도 인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꿈이 현실이 되기보다는 5년, 10년이 넘어가도록 적자만 반복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지경에 이르면 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면서 생존을 도모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허무하게 회사가 무너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장기 성과는 “모 아니면 도”식으로 극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1990년 말부터 2016년까지 26년간 연말마다 고PBR레벨에 있는 100종목을 꾸려 1년마다 종목을 바꾸면서 수익률을 추적하여 보았습니다.
[고PBR 종목 100선으로 매년 포트폴리오를 꾸렸을 때 그 수익률 퍼포먼스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그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처럼 고PBR 100종목의 성과는 26년 동안 ?95%라는 최악의 수익률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한 번씩 수익률이 툭툭 튀기는 하였습니다만 결과를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최근 2~3년 성장주와 모멘텀을 중심으로 했던 시장, 그 일방적인 분위기가 경기회복과 이로 인한 장기 금리 상승이라는 명분으로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021년 3월 1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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