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5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인 바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8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5일 561억원, 지난 16일 6244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2거래일만에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14일도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며 1조1679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3243억9300만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1조9973억4600만원을 던졌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은 고환율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458.3원을 기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증대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통화가치가 하락해 투자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저하시킨다.
환율 변동성에 따른 환차손 우려도 외국인의 투심을 이탈시킨다. 환차손이란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고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심을 하락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일인 오는 20일(현지 시각) 수입품 관세를 징수할 대외수입청(ERS) 신설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RS는 해외 수입품 전담 관세 징수를 목표로 하며 적대국 및 동맹국 모두를 대상으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적용할 계획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고관세 정책을 실시할 경우 제조업과 수출업 중심인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인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 전 본부장은 "트럼프의 위협적인 관세가 한국에 부과되면 무역, 투자, 공급망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각화의 구조적 모멘텀을 크게 방해할 위험이 있다"며 "현재 한국 제조업 부문의 불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정치 리스크 등 여파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된 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민 FICC대신증권 리서치부 부장은 "현재 국내 증시에는 불안 심리가 선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안도 심리가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도 심리가 유입되고 국내 정치 리스크가 일단락된 후 주가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