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7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진행했으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2단 우주선과 통신이 끊기며 주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험비행을 통해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봇팔이 발사체를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그레이드된 스타십2로 궤도 시험비행
스페이스X는 16일(현지시간) 오후 4시37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업그레이드된 스타십2를 발사했다. 이번 시험비행은 새로운 설계와 기술을 탑재한 스타십2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다.
스타십2는 기존 모델보다 길이를 123m로 늘리고, 연료 탱크 용량을 1200t에서 1500t으로 확대했다. 또한, 궤도 재진입 시 열 손상을 줄이기 위해 날개 크기를 줄이고 열 차폐막을 재설계했다. 추진체 항법 장치와 밸브 제어 시스템도 정교하게 개선되며,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내부 구조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험비행의 또 다른 목표는 페이로드(적재물) 운반 능력 실험이었다. 그리고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과 유사한 크기와 무게의 10개 모형을 적재해 궤도에 배치하려 했다. 그러나 2단 우주선은 분리 후 약 8분30초 만에 통신이 두절됐다. 스페이스X 측은 "우주선과의 연락이 끊어졌으며, 현재 상황을 분석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생중계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우주선 통신 두절 직전 주요 엔진이 꺼지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궤도 진입 실패의 원인을 데이터를 통해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단 우주선의 궤도 진입 실패는 향후 시험비행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다. 당장 시험비행에서 스타십2는 발사 후 1단 로켓 부스터인 슈퍼헤비와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이후 슈퍼헤비는 약 7분 만에 지상 발사탑에 장착된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리는 공중 ‘젓가락 팔’ 장비에 완벽히 안착하며,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기술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메카질라를 활용한 공중 회수는 지난해 10월 5차 시험비행에서 처음 성공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그리고 슈퍼헤비의 부드러운 착륙은 발사 비용을 절감하고 우주 탐사의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도전은 계속된다"
스페이스X는 2022년부터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총 7차례 진행해왔다. 그리고 초반 4차례 비행에서는 엔진 문제와 발사 실패 등 기술적 난항을 겪었으나, 지난해 10월 5차 시험비행에서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하며 점차 안정적인 비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번 7차 시험비행은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1단 로켓 부스터 회수와 새로운 설계의 일부 검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스페이스X는 이를 기반으로 추가 개선을 통해 궤도 진입을 완수할 계획이다.
업계의 관심은 '미래'로 집중되고 있다. 당장 스타십은 단순히 시험 비행체를 넘어 인류의 우주 탐사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서 스타십은 달 착륙선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와 더불어 스타십을 통해 화성 개척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 그는 “스타십은 인류의 우주 이주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라며 “우리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나아가 지속적인 시험비행과 기술 개선을 통해 스타십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번 시험비행의 일부 실패에도 불구하고, 1단 로켓 회수 성공과 새로운 기술 도입의 검증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