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중국일까, 아니면 OPEC일까? 그게 아니라면 중국일까, 연준일까?
최근 고점 이후 원유와 금 가격 둘 모두 변곡점에 접어들면서, 상품시장 단서를 찾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중국으로 모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 바로 뒤를 잇는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세계 최대의 원유와 금속, 곡물 소비국이기도 하다. 사실상 국제 원자재 시장의 수요를 결정지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은 중국의 경제가 매년 평균적으로 9% 이상 성장을 거듭했던 지난 20여년 동안은 상품시장에 큰 도움이 되었으나, 작년 내내 이어진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28년 만에 최저의 성장률을 보인 지금은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OPEC+ 25개국의 감산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및 이란산 원유 제재에 힘입어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20% 이상 상승하면서, 원유는 몹시 긍정적인 한 해의 시작을 맞았다.
작년 4번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것 역시 원유로의 헤지펀드 유입을 부추겼다.
중국, OPEC의 가격 지지 상쇄
하지만 유가는 지난주, 중국이 기대 미만의 공장 데이터를 발표하며 4주 동안 이어진 반등을 마치고 첫 주간 하락을 겪었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가 중국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무역 협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낙심은 더욱 커졌다.
원유와 가솔린, 그리고 디젤을 포함한 디스틸레이트의 소비량은 놀라울 정도로 높았지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금년 국제 원유시장은 미국을 위시한 OPEC 이외의 공급을 흡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2020년 안에 일일 1,300만 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IA는 2019년의 원유 수요 성장이 일일 140만 배럴에 그치는 반면, 공급량은 일일 180만 배럴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리스크 및 트레이딩 부문 담당 이사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이 세계 경제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경기가 침체된다면 원유 수요 성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높은 유가 역시 흔들리게 될 것이다."
처리첼라는 지난 3개월 동안 중국 제조업 PMI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과 미국 PMI 데이터가 2년 반만의 최저점까지 떨어진 것이 지난주 원유 대량매도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의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공동 창립자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WTI가 $52 아래로 떨어질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경고한다. 이를 시발점으로 12월 저점인 배럴당 $4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WTI는 금요일 $55.80로 장을 마감했다. Investing.com의 기술적 애널리스트들은 일간 전망에서 WTI를 "매수"로 평가했으며, 가장 강한 피보나치 저항선을 $58.73에, 지지선을 $54.11에 두었다.
킬더프는 CNBC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량 증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긴장 고조가 근시일 내 원유 수요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원유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아시아와 아시아의 수요로, 최근 아시아의 경제 데이터는 상당히 암울하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중국의 상태가 개선될지도 의문이다."
달러, 금을 제치고 미중 마찰의 헷지로 대두
달러는 중국과 관련된 우려를 발판으로 삼아 금을 앞질렀다.
뉴욕 COMEX의 금 선물은 지난주 2.5% 하락해 6개월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1월 20일부터 지켜온 $1,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1,298에 머물렀다.
Investing.com의 기술적 애널리스트들은 일간 전망에서 금을 "적극 매도"로 평가하며 가장 근접한 지지선을 $1,291.85에 두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브렉시트와 그 외 국제적 문제에 대한 우려로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금 시장의 붕괴는 금 애호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와는 반대로 월요일의 달러지수는 지난 세션, 미중 분쟁에서 제일가는 안전자산의 자리를 굳히며 2주 고점을 달성한 뒤 96.33에 머물렀다. 무역 전쟁의 피난처로 금을 꼽은 이들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러가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금이 지나치게 하락했으며 곧 $1,300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텍사스 딜런 게이지 메탈스(Dillon Gage Metals)의 부사장 월터 피호이치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달러평균법을 이용해 금 시장에서 활동하는 금 애호가들에게 있어 이번 하락은 아직 상승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이용해 이익을 얻을 또 다른 기회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국제적인 재정 위기나 무역 분쟁, 금리 인상 지연, 경기 침체 등이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