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7일 작성된 영문 원고의 번역본)
"확신이 서지 않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비즈니스에서도 삶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다. 아직 답해야 할 질문이 남아있는 지금의 원유 시장에 이만큼 적합한 말은 없다: 트레이더들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가 미칠 영향을 지나치게 크게 평가했던 것은 아닐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다. 아니면 초점을 잘못된 곳에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런던의 리서치 자문회사 에너지 아스펙트(Energy Aspects)는 이란 원유 금수조치에 따른 지난 5개월 동안의 격동적인 시장의 움직임을 예시로 들며, 4분기의 전체적인 원유 수급에 미친 영향은 "시장 분위기의 변동과 그를 뒤이은 매각에 비하면 미미하다,"라고 밝혔다.
원유 시장은 사상 최고 규모의 시장 변동을 겪었다. 유가는 5개월에 걸쳐 20% 가량 상승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을 무효화하며 이란 원유 제재를 재개한 것을 계기로 5주만에 제자리로 주저앉았다.
첫 소동은 하루 30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 원유 수출을 잃게 된다는 공포로 인해 벌어졌다. 그 뒤를 이은 매각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란 제재로 인한 손실분을 메울 원유를 생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에 일어났다. 하락세에 박차를 가한 것은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량과 셰일유의 생산 과잉과,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이란 원유 수출 제재에서 8개 국가를 예외로 두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다.
어긋난 분위기?
에너지 아스펙트는 유가 하락의 주목받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의 중간 선거를 대비해 미국 가솔린 가격을 낮게 유지해야 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원유의 가격 자체가 낮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이번주의 원유 제재 예외국 발표 이전부터 유가 상승세력은 "이미 타월을 던졌다,"며 덧붙였다.
"이란 원유 수출이 정말 완전히 차단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은 일부 면제나 변칙적인 수단의 동원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지금은 원유 시장이 제재로 인한 공급 감소에 과민하게 반응했는지를 물을 것이 아니라, 원유 수급에 변동이 있었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이번 여름 이란 수출이 감소하기 전부터 중동 수출이 증가한 것과 같이 또다른 어긋난 타이밍으로 부터 생기는 단순한 시장 분위기와 인식의 문제일까?"
지속적인 매각 추세 속에서, 일부 트레이더들은 WTI 원유가 4년간의 최고가인 10월 초 배럴당 $77에서 배럴당 $60선까지 추락할 수 있으며,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 또한 지난 달 달성한 $86에서 2014년의 $7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유 과잉에서 가솔린 과잉 위험으로
시장이 훨씬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토론토 도미니언 증권(TD Securities)은 원유 펀드를 거론하며 "배럴당 $60.40선의 붕괴는 CTA들의 매각이 곧 이어질 것이라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이 캐나다 은행계열 증권회사는 덧붙였다:
"우리는 이 제재가 불러온 리스크 불균형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재차 밝힌다. 중간 선거로 마니 매니저들이 조금 앞서있을 수는 있지만, 원유의 피봇포인트가 코앞에 다가와 있다. CTA들의 가솔린 매각도 곧 기력이 다할 것이다."
에너지 아스펙트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OPEC이 "시장의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나설 것이기 때문에" 원유 과잉 사태는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밝혔다.
하지만 곧 정비 시즌에서 돌아올 미국 정제 회사들이 생산량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가솔린이 과잉 공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가솔린 수요가 줄어드는 겨울이 오면 가솔린 재고가 더욱 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 탱크를 가솔린으로 교체하려는 이들도 있다. 여름용 연료를 비축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겨울 가솔린을 보관할 곳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 비축된 가솔린이 2019년 여름에 있을 어떤 상승 움직임도 막을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