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9일 오후 4시41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짙어지는 가운데 31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금리 하락세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52%포인트 하락한 연 1.741%로 마감했다. 한은 기준금리(연 1.75%)보다 0.009%포인트 낮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진 건 2013년 3월 28일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꼽힌다. 장기적으로 경기가 급랭하면 장기 자금 수요가 줄어들어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통위에서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신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채권 금리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거래일 이상 기준금리를 밑도는 일이 다섯 차례 발생했다. 예외없이 금리 역전이 일어난 뒤 수개월 안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국고채 금리는 올 들어선 단기물부터 차례로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3월,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부터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고용·소비·수출·투자 등 주요 경기지표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국내외 기관들이 줄줄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마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게 순탄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해외 주요 국가 금리가 하락하는 것도 국내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해영 신한금융투자 FICC본부장은 “한은의 7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채권금리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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