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100선 아래를 밑돌며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 동안 섬유의복·음식료주를 비롯한 경기방어주는 대체로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코스피지수는 약 10.8% 떨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음식료 업체인 롯데칠성 주가는 6.91% 상승했다. 하이트진로(5.38%) 농심(3.49%) 오뚜기(2.16%) 동원F&B(1.01%) 등도 주가가 올랐다.
한섬(10.34%) 휠라코리아(25.05%) 등 섬유의복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업종은 흔히 경기방어주로 분류된다. 경기하강 조짐이 뚜렷하고 증시의 강한 반등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낮아지자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경기와 시장 변동 영향을 덜 받는 경기방어주는 증시 하락의 주 요인인 미·중 무역갈등과의 연관성이 낮으며 금리 등 외부 변수에도 민감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상승 동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기업이익도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당분간 국내 증시에 투자한다면 경기 영향에서 둔감한 음식료와 의류 등 방어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음식료 대형주들에게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의 조미진 연구원은 "특히 2019년 상반기까지는 경기 방어주로서 음식료 업종의 매력도가 부각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의 연속성을 확인한 후 주가도 긍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섬유의복주를 추천했다. 4분기는 의류 판매의 성수기다. 특히 올해 겨울은 이른 한파로 의류 업체들의 매출 신장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브랜드 리뉴얼 및 사업 다각화의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로 접어드는 의류업체들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경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대형 브랜드 업체들은 의류 산업의 저성장 기조 탈피를 위해 사업 다각화, 제품 믹스 다변화, 수출 확대 등의 전략을 펼치며 시장 성장률 대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의류업체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권했다.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방어주 비중을 늘리는 것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기술주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탓에 미국 증시에서도 방어주 비중 확대 전략을 선호하는 추세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 및 정책에 대한 우려와 완화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미국 증시에서도 방어주 위주의 편입 전략이 시장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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