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월15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들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향후 긴축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달러/원 환율은 이전 경로에서 조금도 이탈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준 이벤트를 소화하고 난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박스권 장세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지속적인 미국의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의 강화 등을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연준은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했다. 또한, 연내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연준 스탠스가 다소 매파적이라는 해석을 내리면서도 연준 정책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데 무게중심을 실으며 이를 어김없이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결론짓고 있다.
결국, 예상 수준의 연준 이벤트가 시장 심리를 흔들어놓는 데 실패하면서 연준 회의 이후 환율 양방향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시장 기대는 무색해져 버렸다. 이에 수급 주체들도 그간의 레인지 인식을 떨치지 못하면서 환율은 다시금 최근 레인지로 수렴하려는 분위기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수급 주체들도 최근 강화됐던 레인지 인식을 바탕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고 이에 환율이 빠지지도, 그렇다고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연준 회의 이후 환율 하락 전망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오늘 1120원 부근서 결제수요가 꽤 나온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다시 박스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살펴보면 이후 환율이 갇힌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한은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699.4억달러로 전월 말 대비 25.5억달러 증가해 지난 3월 말에 기록한 사상 최고 규모에 육박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대기업의 수출 결제대금 예치와 현물환 매도 지연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 5월 중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 부근으로 미끄러지자 수출업체들이 래깅 전략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명확한 달러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수출업체들이 환전 타이밍을 조절하면서 환율이 급하게 아래로 향할 가능성은 적어졌다. 그렇다 보니 해외투자와 관련한 달러 수요 및 저점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패턴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연준 회의 결과가 새로운 것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 상의 모멘텀은 크지 않고 수출업체들의 경우 급한 물량 소화보다는 환전 시기를 조절하고 있어 결국 환율이 당분간 방향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인지 인식을 바탕으로 한 수급 대응에 환율 상·하단은 더욱 막힐 것"이라면서 달러/원 1115-1135원 범위 안에서 조금씩 조정되는 수준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