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6월14일 (로이터) - 중국의 부동산 투기자들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개방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단둥쇼우위머신(Dandung Shouyu Machine) 을 10년 이상 경영해 온 중국의 건설기계 딜러 왕청린의 생각은 다르다.
단둥 내 많은 기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왕청린의 기대는 무너진 지 오래다. 단둥은 북한 신의주 접경지대로 북중교역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도시이다.
왕청린은 북중 경제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사업이었던 신압록강대교 건설 당시 북한에 굴착기 3대를 공급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과의 교류를 번복하면서 대교 개통은 지연됐다.
북한 바이어들과의 협상도 어려웠다. 북한 바이어들은 건설기계 가격을 20% 가까이 깎고 싶어했고, 가끔 줘야 할 돈을 주지 않고 사라졌다.
지난 8월 유엔의 대북제재로 대북 무역이 완전히 중단되기 전, 왕청린은 1년에 5대에서 10대 정도의 기계를 북한에 판매했다. 이는 그의 회사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3월 후 북한 바이어들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해외사업이 회복될 수도 있다는 최근의 여러 신호 중 하나다. 그러자 투자자들은 최근 단둥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왕청린은 수십년간 고립되어 있던 북한의 경제개방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미국과의 거래를 통해 북한의 고립을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북한은 이리저리 말을 바꿔 왔고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핵 폐기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경제를 개방한다면 왕청린은 북한 바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저렴한 기계 모델을 추가로 도입할 수도 있다며, 그의 기업은 한국이나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버려진 다리, 깨진 창문
지난 2012년 시작된 22억 위안(약 3억 4400만 달러) 규모의 신압록강 대교 건설은 냉전 시대 우방인 북한을 수출 지향적 개혁으로 유도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상징했다.
징공, XCMG 등의 현지 건설장비 제조업체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왕청린은 신압록강 대교 및 주변 자유무역지구에 대한 성대한 개통식을 기억했다.
개통식에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또한 참석했다.
대교 건설 사업으로 왕청린을 비롯한 기업들은 단둥 지역으로 몰렸고, 그는 중국이 지원하는 사업 준비를 돕기 위해 북한에 3대의 굴착기를 팔았다.
그러나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북한 국경 경비대는 인부들이 남겨둔 빵과 음료수를 훔치기 위해 굴착기 창문을 깼으며 왕청린은 수리를 위해 기계 한 대당 1,800위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한편 친중파였던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사업은 악화되었다.
현재 다리는 개통되지 않은채 놓여 있고, 자유무역지대로 들어가는 문은 잠긴 채로 버려져 있다.
또 다른 건설장비 공급업체인 루유 기계의 한 샤오닝 세일즈 매니저는 "북한에 의존했다면 굶어죽었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거래는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이렇게 경계하고 있지는 않다.
롱킹 기계의 푸홍 딜러는 "롱킹 브랜드는 북한에서 인기있었으며 정상회담 성공은 새로운 기회"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그녀는 지난 1월 다른 사업체가 떠난 후 대리점을 인수했다며 북한 시장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전망 또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원문기사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