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3월26일 (로이터) - 세계무역기구(WTO)가 23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비판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호주 및 다른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가 시작한 논쟁에 가세했다.
WTO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EU 대표는 국가 안보를 위해 관세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주장을 묵살하며 미국은 그저 자국의 산업을 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로제베도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WTO 내에서 논쟁이 일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외부에서의 논쟁은 승자가 없을 대치 위협을 고조시킨다"고 말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점점 확실해지고 있는 시기에 무역 흐름의 혼란은 글로벌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책으로 자제와 빠른 대화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수입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보복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WTO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대표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근거가 없으며 WTO의 여러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대표는 미국의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초래를 언급하며 1930년대의 경험에서 무역 장벽이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과 반대로 작동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EU와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멕시코, 한국, 브라질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은 여러 국가들이 국가 안보를 무역 장벽의 핑계로 삼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며, 다른 국가들도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정당화 할 경우 도미노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유감스러운 입장을 나타냈으며, 터키는 WTO의 규정에 부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문의했다.
다른 국가들도 도미노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WTO 합의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은 WTO 합의에 따라 무역 장벽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로 안보를 언급하는 것을 꺼렸다.
브라질은 미국의 관세 이슈는 오직 다자간의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양자 간 대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는 이러한 비판들에 대해 즉각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자국의 관세는 WTO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맞서기 위해 발표한 또 다른 관세 패키지에 대해 우려를 제기할 계획이며 "미국의 민간 항공 보안 장비 조치"와 관련한 이슈도 제기할 예정이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