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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의 반세계화에도 이유는 있다

입력: 2018- 03- 13- 오후 03:58
© Reuters.  (칼럼) 트럼프의 반세계화에도 이유는 있다

포킵시, 3월13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잘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세계화를 옹호하는 논리도 있다. 관세 부과는 전례가 없었던 일이 아니다. 그의 전임자인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부시도 재임 시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비판론자들은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와 더불어 시작된 세계화라는 프로젝트가 해체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당연히 세계화에 타격을 입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하진 않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가 설명한 자유 무역론은 간단하고 분명하다. 재화와 사람들의 이동에 대한 장벽을 줄임으로써 각각의 상품이 최대 비교우위를 가진 곳에서 생산되며 노동자들은 자신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에 글로벌 생산이 최적화된다.

모든 경제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 이론도 현실에서 반드시 유효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정들을 바탕으로 한다. 우선 이 이론은 관세를 통해 정부가 수입을 거둔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생산 구조가 안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환율이 변동하고 비교우위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어떤 구조라도 일시적으로만 최적화될 수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 사람들은 그리 쉽게 이동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이론은 정부가 무역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각국은 자유롭게 규제를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국의 경쟁력과 경제적 이익을 저해하기도 한다. 관세가 경제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처럼, 규제를 통한 수입 제한에도 경제적 타격이 따른다. 수입 금지 조치는 해당 수입품에 대한 가격을 무한정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는 수입품 관세가 초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왜곡 현상이다.

세계화가 진행된 1991년에서 2016년까지의 상황은 스미스와 리카도가 제시한 매력적인 청사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 한 가지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후 글로벌 자유 무역 협정 체결은 없었다. 대신 세계 곳곳에서는 양자간 혹은 지역 조약이 체결됐다. 양자 조약 혹은 지역별 조약으로만 맺어진 오늘날의 세계를 자유 무역 세계라고 할 수 없다.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은 무수히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지만 이는 최적화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이런 양자 협약 혹은 지역 협약에는 노동 기준, 환경 및 지식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포함됐다. 이러한 요건들은 비교 우위를 이용하기 보다는 비교 우위를 제거하기 마련이었다. 특허와 저작권이 그 예다. 특허를 받은 약품들이 크게 보급됐지만 지식재산권에 대한 규정은 매우 복잡해졌다. 최근 미국이 맺은 무역 협정에서는 미국의 과도한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이 미국의 무역 파트너에게도 적용이 되고 있다.

작년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미국 제조업이 440억달러의 손실을 보는 대신 미국은 지식재산권 및 저작권 사용료의 형태로 790억달러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의회예산국(CBO)의 자료에서 나타났다. 지식재산권은 합당하게 보호받아야 하지만 미국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무역 마찰을 완화한다기보다는 심화하는 것이다.

최근 세계화 물결이 고전 자유무역 모델과 다른 점 또 하나는 글로벌 규제 확산이다. 한 나라에서의 규제는 대체로 그 나라의 경제에 타격을 주며, 경쟁은 경제에 가장 타격을 입히는 규제를 몰아낸다. 글로벌 규제는 또 다른 문제다. 자유 무역의 혜택이 적절한 책임 부담 없이 시행되는 글로벌 규제로 발생하는 비용에 상쇄될 수 있다. 국제무역기구(WTO)가 시행하려는 무역은 그다지 자유롭지 않으며,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기구들은 세계화를 해야하는 경제적 이유에 반하는 일을 한다.

국제 기구들이 지금보다 적은 영향력을 가지고 적당한 관세 부과가 다시 도입된 세계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세계에서 글로벌 무역 흐름은 더 안정적일 것이다. 환시 변동성에 따른 인위적인 단기 흐름 급증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기구들로 발생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일부 재화가 더 비싸질 수 있겠지만 관세로 정부는 수입을 얻을 수 있으며, 이 수입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이거나 다른 부문에서 감세를 해 줄 수 있게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10년 전 발생한 금융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놀랐다. 이는 세계화가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적은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더 높은 비용을 발생시켰기 때문일 수 있다. 스미스-리카도 모델의 조심스러운 응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순수한 이득을 무시하지 않는 한편 관료제 및 정치가 이끌고 있는 지금의 세계화에서 약간 벗어나는 것 역시 혜택을 줄 수 있는 대안이다.

* 이 칼럼은 마틴 허친슨 칼럼니스트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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