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07일 (로이터) -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패널이 잠재적인 위험성을 발견한 것으로 6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전일 에이먼 미어 미 재무부 차관보는 이들 회사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 잠재위험이 미 정부의 전면적 조사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서한은 미국 정부의 우려 중 일부가 브로드컴이 맺고 있는 외국 기관과의 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외국 기관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서한은 5일 작성됐으며 이날 퀄컴이 공개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 4일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제안에 대한 안보 검토를 명령했다. 이 같은 이례적인 조치로 인해 퀄컴은 6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뒤로 미뤘다.
서신에 따르면 이 검토는 브로드컴을 통해 일하는 특정 활동가가 미국의 안보를 해칠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조사할 예정이다. CFIUS가 우려하는 일들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그 전체가 비밀로 분류돼 있다.
CFIUS는 국방부, 법무부, 재무부, 상공부, 에너지 및 국토 안전부 대표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자산 매입을 제안한 외국 기업의 거래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지를 평가한다.
미 재무무가 이끄는 기관 협의체가 지금처럼 기업들이 합병에 합의하기도 전에 들여다 보는 일은 과거에 거의 없다. 반도체 기술 보호에 대해 미국 정부가 그만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CFIUS 전문가들에 따르면, 브로드컴 거래에 대한 이번 검토는 중국의 약진에 따라 미국 정부가 국가 반도체산업의 경쟁성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5G로 알려진 차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에서 앞서나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날 CFIUS의 한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은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10년 내에 "이 모든 기술에 대한 지배자가 생기고, 그 지배자는 화웨이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화웨이는 유럽 및 아시아 전역의 대형 통신업체들과 긴밀한 상업적 제휴를 맺어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G 네트워크를 위한 글로벌 경쟁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