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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인들은 대영제국 부활을 꿈꾸는가

입력: 2019- 01- 15- 오전 09:44
© Reuters.  (칼럼)-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인들은 대영제국 부활을 꿈꾸는가

(이 칼럼은 존 로이드 칼럼니스트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월15일 (로이터) - 합의안 타결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란은행(BOE)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 감소할 것이며 실업자는 7.5%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EU 탈퇴에 찬성한 영국 유권자 52%의 어리석은 선택이 만든 어두운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부 관측통들은 당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영국 국민들 사이에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7년 3월 이스한 타루르 워싱턴포스트 외교 담당 기자는 "영국의 과거에 대한 환상이 현재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가운데 영국인들이 대영제국에 대한 환상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고 표현했다. 올해 그는 다시 제국주의를 주제로 삼아 영국인들에게 "과거 제국 시대에 대한 자만심"은 어디에나 있지만 "제국에 대한 향수에는 상당한 망상이 따른다"고 밝혔다.

제국에 대한 향수는 현재 영국에 만연한 가장 흔한 환상 중 하나다. 영국인은 잃어버린 제국을 그리워하며 이를 되찾고 싶어 한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폴 메이슨은 "과거 식민지들이 다시 영어를 구사하는 백인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무역 지대인 대영제국 2.0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는 자기 기만적인 환상이 브렉시트라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작가 핀탄 오툴은 영국인들이 "영국은 제국이 아니면 식민지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생각을 할 줄 안다면 제국을 진정으로 원하는 학파나 조직, 또는 개인은 없다. 유권자들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정부 장관들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등과 개별적인 무역협정을 맺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다. 이런 개별 무역 협정 이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람 중에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장관이 있다. 그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큰 변화에 훌륭하게 적응한 나라"의 "미래를 위한 환상적인 기회"에 대해 말한다. 이런 그를 공상가라고 조롱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는 다른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듯 낙관론을 퍼뜨리려고 하는 것뿐이다. 그가 이렇게 화려한 말로 긍정적인 미래를 주장한다고 해서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이 다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은 아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제국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다는 비난이 제기될 때마다 종종 영국의 분열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논평가인 스테판 데이즐리는 "한때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토론의 최고 모델로 통했던 영국 하원이 이제는 분열되고 방향성 없는 모습을 보이며 국가의 수치가 됐다"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지난주 하원은 회의장 안팎에서 소동에 휘말렸다. 회의장 안에서는 하원의장이 EU 잔류파 편을 드는 등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회의장 밖에서는 주로 젊은 남성으로 구성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잔류파 의원들을 향해 "나치!", "파시스트!" 등의 구호를 사용해 비난했다.

사실 이런 모습이 바로 민주주의이고, 정치적 토론 과정이다. 세계 최고의 모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분명히 혼란스럽고도 생생한 의견 교환이다. 언론에서는 그동안 영국 정치권이 단조로워졌다고 한탄했지만 이제 영국 정치권도 열정을 회복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언론은 이제 이런 정치권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국과 미국 양국에서 이러한 중대한 토론은 거의 비폭력적인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국가 전역에 걸쳐 시위가 확산되며 적어도 9명이 사망한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피비린내 나는 혁명이 아니다. 위협적인 폭력은 대부분 건물과 차에 국한되어 왔다. 오히려 표면으로 올라온 것은 실업, 불평등, 소외, 미래에 대한 두려움 정치의 기본적인 문제들이다. 독재 국가에서는 이를 구타, 총격, 감금 등으로 억압한다. 베네수엘라는 끔찍한 실제 사례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이러한 문제들은 드러나야 한다.

브렉시트는 영국을 휩쓸고 있는 인종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를 촉발한 계기가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학 내 급진주의자들은 브렉시트 결정이 인종주의나 민족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버밍엄 대학의 데이비드 길본은 브렉시트 캠페인이 "나치 선전과도 비교할 만하며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라고 믿고 있다.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대한 UN 특별보고관인 아치우메 텐다이는 영국에서의 12일 순방을 마치고 브렉시트가 "소수인종과 소수 민족이 인종 차별과 편협함에 더 취약해지게 만들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2016년 국민투표 이후 시비타스 싱크탱크가 내놓은 보고서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아무런 증거가 없을 때도" 많은 범죄는 증오나 브렉시트 문제와 연계된 것으로 여겨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런던 시장과 영국 내무장관은 파키스탄 이민자 가족 출신이며, 프리미어리그 상위 5개 축구팀 감독과 선수들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은 영국인이 아니다. 또한 모든 정당은 유색인종 유권자들은 끌어들이려고 한다. 백인 영국인들은 런던에서 소수이며 2021년 인구조사에서 버밍엄의 백인 영국인들은 소수가 될 것이다. 갈등과 인종차별이 영국에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브렉시트 이전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갈등과 인종차별이 영국 사회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현재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당분간은 더 가난해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대한 민주적인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규모 공중 폭격을 앞두고 나온 유명한 1939년 영국 포스터에서처럼 "평정심을 유지하고 견뎌야 한다".

*칼럼원문 (번역 장혜원 기자;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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