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12일 (로이터) -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11월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양국 관료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무역전쟁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은 최근 중국 측에 정상회담 추진 계획과 함께 본 회담으로 양측 간 무역갈등이 완화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왔다.
WSJ는 미중 정상회담은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추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후 중국이 보복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도 약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며 물러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앞으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일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완화할 신호를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폭스 뉴스 '폭스& 프랜즈'와의 인터뷰에서 "여파는 컸고, 중국 경제는 근본적으로 악화했으며 마음만 먹으면 실행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면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에서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또 다른 움직임이 확인됐다.
내주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날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중국은 위안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번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WSJ에 따르면 닉슨 전 대통령의 손자인 크리스토퍼 닉슨이 정상회담 추진단에 참여한다.
닉슨 대통령은 1972년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수립한 장본인이다.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손자 콕스도 할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SJ는 중국 쪽에서는 류허 부총리 등이 정상회담 추진팀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간 무역전쟁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낮춰 제시했다.
지난 7월에는 3.9%를 전망했었다.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