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 올해 강남구 삼성동의 한 주택을 130억원에 매입한 1977년생 A씨는 주택구입비용 전액을 은행의 도움을 받지 않고 모두 금융기관 예치된 예금으로 조달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 강화에 투기과열지구 내 다주택자의 고가주택 매입이 어려워졌지만, 2018년 이후 서울에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산 5만9591명 중 8877명이 금융기관의 도움이나 증여 없이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갑, 국토교통위원회)이 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약 60만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금융기관 등의 도움 없이 ‘내돈 주고 내가 산다’ 유형의 주택구매자들은 2018년 2496명에서 2019년 3276명, 올해 8월 기준 3105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 출처 =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내돈내산’ 사례 중 가장 비싼 가격에 집을 구입한 사람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용산구 한남동 주택을 구입하면서 주택구입비용 161억2731만원 전액을 예금으로 조달했다.
소병훈 의원실 조사 결과, ‘순수’ 현금성 자산으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주택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다. 총 41명이 평균 33억7317만원의 주택을 오직 예금과 현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만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각각 14명),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13명), 강남구 역삼동 옥산하우스(12명),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각각 10명) 등 강남 4구에서 현금성 자산만을 이용해 집을 산 사람들이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248명, 서초구 184명, 송파구 105명 등 강남3구와 용산구(123명)에서 집을 산 사람들이 63%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주택구매자가 432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주택구매자가 293명, 40대 주택구매자가 216명, 30대 주택구매자가 87명 20대 주택구매자가 27명 순이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만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한 이들 가운데, 2019년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분양권을 17억2430만원으로 구입한 2000년생 B씨가 가장 나이가 어렸다.
소병훈 의원은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9월 기준 8억5000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는 내집 마련이 필요한 집 없는 청년·무주택자들이 대출 규제에 막혀 절망하지 않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