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새 주인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은 오는 19일 롯데카드의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등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하나금융과 한화그룹은 각각 비은행부문 강화와 유통부문 확대 목적으로 롯데카드 인수 의지를 표명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하나금융이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이 두 개의 인수전을 놓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를 사실상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매각 희망 가격으로 1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자들이 지분 전액 매각보다는 일부 지분을 롯데지주에 남기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잔여지분에 따라 매각 대금은 달라질 수도 있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한화그룹의 관심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쏠리면서 또다른 인수 후보인 하나금융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나금융은 경영전략 중점 과제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강조하며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그룹 전체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하나카드는 자산규모 약 7조원, 시장점유율 8%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나 자산 규모 약 13조원, 시장점유율 11%를 기록 중인 롯데카드와 합병 시 단숨에 신한·삼성카드에 이은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최근 카드사 수수료 개편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롯데카드가 보유한 유통 부문 데이터베이스가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은행을 기반으로 카드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하나카드와 고객군도 크게 겹치지 않아 더 큰 시너지 효과 기대도 가능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때문에 하나카드는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장점유율 1%를 높이기 위해서는 2000억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하나카드의 롯데카드 인수는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카드산업 특성상 회원 수가 많아지면 비용 감축뿐만 아니라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정을 지키기 위해 금융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롯데카드 매각 일정은 본입찰 이후 1~2주의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후 한 달 정도의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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