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기업인 모인이 신청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가 또다시 미뤄졌다. 모인은 지난 1월 제도 시행과 동시에 신청서를 접수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심의 결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4차 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4차 심의위원회에서는 그동안 관계부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던 ‘모인’ 안건이 상정돼 심의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4차 심의위원회서도 결론 못내
하지만 심의위원회는 이번에도 모인이 신청한 안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모인의 암호화폐를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한 기대효과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심의위원들 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일석 모인 대표(왼쪽)가 지난 1월 17일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간소통방에서 과기정통부 김광의 인터넷제도혁신과 연구관에게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찬성 측은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송금 속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지만 반대 측은 자금세탁 위험이 높고 암호화폐 투기 과열 등으로 인한 전체 국민들의 피해와 손실이 크다는 점을 내세웠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장석영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추후 관계부처간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심의위원회에 상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처가 반대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한 부처의 개별적인 목소리가 외부로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정부 전체가 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정리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규제샌드박스가 기업 발목 잡아서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ICT 규제 샌드박스 시행 당시 “신청부터 심의 마무리까지 최대 2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모인은 반년 넘게 심의 결과를 받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간만 끌 것이 아니라 안되면 안된다고 명확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오히려 사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된다고 명확히 해주면 될 일을 부처간 협의를 한다고 시간만 끌고 있으면 기업만 고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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