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꺼내들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채 스프레드 급등에 있다. 2008년 글로벌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던 그날을 떠올려 보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Fed는 9월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12월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도달했지만 주가는 이듬해 3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벤 버냉키 Fed 의장이 모기지 채권(MBS) 5000억달러, 기관 채권 1000억달러 매입 등을 골자로 한 양적완화(QE)를 선언하고 나서야 비로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철저하게 국채 모기지 간 금리 스프레드에 연동됐다. 이를 현 상황에 적용해 보면 회사채 스프레드가 안정돼야만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B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의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직접 타격을 입은 에너지 부문에 이어 비에너지 부문까지 하이일드 채권 금리가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2008년 미국 정부가 도입한 7000억달러 규모의 ‘TARP(구제금융프로그램)’ 등과 같은 정책이 재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금 세계가 전염병 확산으로 국가와 국가 간 이동이 닫혔고 식당과 상점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더라도 멀쩡했던 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자본시장이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이미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과 보조금 지급 등 재정정책 차원에서 쓸 만한 카드는 모두 나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정부나 중앙은행이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법만이 남아 있다. 시장 반등의 문을 여는 것은 이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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