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류태준 기자 = KB국민은행 노조가 예고한 파업(8일)을 4일 앞뒀다. 경영진은 파업을 막기 위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초강수를 뒀다. 노조는 사측과 타협 가능성이 없다며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경영진은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를 통해 오는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KB국민은행 경영진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노조는 예정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기 때문에 경영진 사퇴를 책임지는 조치로 볼 수 없다"며 "노조 안에서 양보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달 27일 KB국민은행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오는 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 합병 당시 파업한 이후 19년 만이다.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 /이형석 기자 leehs@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세부안은 개별 교섭을 통해 정하도록 했다. 국민은행 사측은 올해 만 55세가 되는 1963년생 250여 명을 진입 대상으로 봤다. 하지만 노조는 1년 미뤄 2020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성과급에 있어서도 의견이 다르다. 사측은 이익배분(P/S)제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기준 변경을 전제로 70% 성과급 지급을 제시했다. 문제는 국민은행이 지난 10년간 ROE 10%를 달성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노조 측은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지난해(300%) 수준의 성과급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 목표 또한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두 가지 핵심 쟁점 외에도 페이밴드(일정 기간 승진을 하지 못하면 호봉을 더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 등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말에도 노사가 협상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며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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