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회사채 시장에 2조원 이상의 발행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후 미래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우량 기업 위주로 회사채 자금조달이 이뤄진 지난해와 달리 신용등급 A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공모시장의 문을 여는 기업은 SK텔레콤과 (주)GS가 될 전망이다. 두 기업은 이달 내 수요 예측과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업들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2조6163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금융채·공사채 등 제외)의 차환과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한 선제적 자금 조달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3년 만기부터 최장 20년 만기로 최대 34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연평균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연기금 및 공제회·보험사 등 기관과 펀드의 투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GS도 2000억원 안팎의 회사채 공모를 실시한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18일 만기를 앞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등의 차환에 사용한다.
롯데칠성음료와 신세계 등 AA등급 기업들도 차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세계도 2년6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에 나서 2000억원가량을 조달해 만기 회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달 말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롯데렌탈을 비롯해 LG전자(1600억원)와 LG유플러스(2700억원)도 회사채 공모 행렬에 동참할 전망이다. 신세계푸드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신용등급 A등급 기업들도 공모채 발행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자금을 수혈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거나 친환경 설비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제철은 사상 첫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채권 발행에 나선다. 오는 18일 2500억원 규모 채권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수소경제’ 관련 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2000억원 규모 ESG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24년까지 가동 중인 3기의 중유보일러를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로 교체하고,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투자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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