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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원금손실 공포에… 증권사 자금조달 빨간불

입력: 2023- 11- 30- 오후 02:12
ELS 원금손실 공포에… 증권사 자금조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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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가 급락하면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원금손실(Knock In·낙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지수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증권사의 ELS 발행금액이 감소, 자금조달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윤한홍 의원(국민의힘·경남 창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은 20조5000억원이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고점 1만2000선에서 이달 들어 절반가량 떨어진 5800~600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H지수가 7000~8000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할 경우 2024년 1월부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ELS는 주가지수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이들의 가격을 통상 6개월마다 평가해 조건 충족 시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고 상환되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홍콩H지수가 6개월 후 최초 기준가의 95%, 12개월 후에는 90% 이상이면 해당 만기에 수익과 함께 원금을 주고 조기 상환된다. 단 기초 자산 중 하나라도 녹인 조건(기초 자산의 40~50% 수준)을 한 번이라도 밑돌면 녹인 구간에 진입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H지수 주가가 급격히 빠지자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들의 원금손실 위험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최근 홍콩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한 증권사 7개 사에 대해 서면 검사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증권사를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포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LS 발행량도 크게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상위 10개 증권사의 ELS 발행금액은 2조9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3조7350억원) 대비 약 37% 감소한 수준이다.

향후 증권사들의 ELS 발행은 점점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의 자금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ELS가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만큼 발행이 줄어들면 증권사의 돈줄 역시 마를 수밖에 없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진 여파에 ELS까지 얼어붙으면서 증권사의 시름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고,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상환 대상이 된다"며 "문제는 이들 종목이 대부분 만기 상환 과정에서 원금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인데,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장기 하락 추세가 진행 중이고 아직 바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 1분기부터 발생할 홍콩H지수의 만기 상환은 수익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기상환 규모가 감소하면 자금이 돌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ELS 시장의 장기적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2024년 초부터 2021년에 발행된 홍콩H 지수 관련 ELS의 만기 상환이 예상돼 있어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이 물량과 더불어 전체적인 ELS 시장의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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