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우림 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양호하나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EV 수요 부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높은 가격에 있다. 배터리 판가는 연말까지 계속해서 하락하겠지만, 판가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실적도 3분기 바닥을 찍고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12일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8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677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5%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GM 향 생산회복이 나타나며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금액은 17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2% 늘어날 전망이다. AMPC 제외 영업이익은 5078억원으로 추정했다.
상반기 대비 GM 향 생산회복이 나타났으나 유럽 고객의 수요가 부진하고, 테슬라의 공장 업그레이드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으로 출하량은 더딘 성장을 이어갔다.
3분기 배터리 판가는 파우치는 전 분기 대비 10% 초반 하락하고, 원통형은 2~3%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판가는 4분기에도 2% 내외 하락을 이어갈 전망이나 하락폭은 확연히 둔화될 것"이라며 "따라서 실적은 3분기 바닥을 확인한 뒤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올해 국내 2차 전지 업체 실적 부진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양호하나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첫번째 원인은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에서 중국산 2차전지 채택 비중이 올라간 영향이다.
한국 셀 업체들과 관계가 공고한 현대차그룹, VW, BMW 등은 여전히 강력한 파트너쉽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전기차 후발주자인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등이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올해 시장 성장의 축인 북미에서 한국 2차전지의 주요 고객사들 판매가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GM, 포드 등은 IRA 정책에 힘입어 올해부터 자국 내 공격적인 전기차 점유율 상승을 목표했으나 초기 생산 차질 이슈와 고가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의 수요 부진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 다각화된 고객 구성을 통해 차별화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2차전지 업체 중 다각화된 고객 구성을 통해 판매 둔화의 파고를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의 경우 핵심 고객사 중 GM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테슬라 (NASDAQ:TSLA), 현대/기아의 판매는 견조하다. 유럽도 VW의 부진을 테슬라, 현대/기아 등이 일부 만회할 전망이다.
GM의 경우 하반기 Blazer EV 출시에 이어 Equinox EV까지 가세해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대로 내려올 전망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실적 발표 이후 예상대로 볼륨/판가의 불확실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다만 단기적인 업황의 변동성과 무관하게 기확보한 수주잔고 440조원을 바탕으로 성장의 방향성은 변화가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