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김채윤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이 일본 증시 및 반도체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진운용 기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우수한 기술력,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에 힘입어 일본 반도체 기업 주가가 날아올랐다.
31일 한화자산운용이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설명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25일을 기준으로 일본반도체소부장지수의 지난 6개월 수익률이 17.06%다. 이는 니케이225지수의 8% 수익률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일본 내 R&D 거점인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저팬(DSJR)’을 설립했고, 5월 요코하마시에 300억엔(한화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 (NYSE:TSM)는 구마모토현에 1조2000억엔(약 11조3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인근에 2공장 추가 건설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NASDAQ:MU),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NASDAQ:AMAT)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연달아 일본 투자를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일본의 높은 기술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덕분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일레븐-나인’으로 불리는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리콘 웨이퍼와 검사 장비 등 기술력에도 비교우위가 높다. 또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는 후공정 분야에서도 강점이 있다.
일본에는 세계적인 반도체후공정기업(OSAT)은 없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소부장 기업이 포진했다고 평가받는다. 패키징 기판 시장에서 세계 선두권인 이비덴과 신코 등이 일본 기업이다. 장비 시장에서는 디스코가 웨이퍼에서 칩을 분리하는 다이싱 절단기계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이비덴과 디스코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TSMC와 3D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기판 등 첨단 후공정 부문 R&D에서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TSMC는 구마모토현에 투자한 1조2000억엔 중 3분의 1이 넘는 4760억엔을 지원받았고, 마이크론은 5000억엔의 투자액 중 40%에 달하는 2000억엔을 보조금으로 지급받는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를 납품하는 일본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연초 이후 8월 30일까지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108% ▲신에츠화학 44%▲호야 29% 상승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기에 더해 최근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이하의 기업 등에 대해 개선책을 실행하도록 요청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올해 자사주 매입, 고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기업에게 적극 독려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이값이 1배 이하라는 것은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가 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순자산 가치보다 낮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순자산이 10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50억원이면 PBR은 0.5배다. 시장에서 이같이 기업을 평가하는 이유는 기업이 자산을 들고만 있을 뿐 주주들에게 환원하지 않아 순자산 100%의 가치를 시가총액에 다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 본부장은 "올해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을 회복하며 증시가 활황"이라며 "개별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 Solactive' ETF를 통해 손쉽게 투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