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5월21일~6월20일)간 일본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자회사 '글로벌 엑스 재팬 반도체(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2719만달러(351억원)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로 올해 4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했다. 기초 지수는 미국의 반도체 테마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한다.
이른바 '일학개미'(일본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가 늘면서 보관액도 급증했다. 올해 2·4분기 국내투자자들의 일본주식 보관액은 총 32억1977만달러(약 4조1222억원)에 이른다. 보관액이 30억달러를 넘은 건 2021년 1·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이밖에도 '글로벌 엑스 재팬 로보틱스 인공지능(GLOBAL X JAPAN ROBOTICS AI) ETF' 순매수 금액은 17억원으로 집계되며 16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엑스 재팬 테크 톱20(GLOBAL X JAPAN TECH TOP20) ETF'와 '글로벌 엑스 재팬 리더스(GLOBAL X JAPAN GLOBAL LEADERS ESG)ETF'도 각각 20위, 22위를 기록하며 순매수 3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엑스 재팬은 지난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 엑스와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ETF 전문 운용사다. 지난 3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1000억엔(한화 약 1조원)을 돌파하며 일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 1분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당기순이익은 1046억원을 기록하며 자산운용업계 1위를 차지했다. 2위 삼성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192억원, KB자산운용은 157억원으로 이들 운용사의 순익 격차만 900억원가량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일찍이 해외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해외법인들의 높은 수익으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운용 해외법인 수는 21곳으로 운용사 중 가장 많다. 삼성자산운용(4곳), KB자산운용(2곳) 등은 대부분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ETF 상품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본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글로벌 엑스 재팬은 일본에서의 입지를 보다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수 있도록 ETF 라인업의 다변화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엑스 재팬의 운용자산은 일학개미 증가에 따라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밝힌 만큼 일본증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의 고통을 겪은 나라인 만큼 통화 긴축의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회복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된다면, 증시든 부동산이든 자산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