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지수는 33.31포인트 상승하며 2428.57에 거래를 마쳤다. 출처=연합뉴스
설 연휴를 마친 코스피는 25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400선을 돌파했다. 향후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단기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듯하다.
설 연휴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S&P 500은 1.12% 상승했고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07%, 1.74% 상승했다. 기술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은 엇갈렸다.
구글, 스포티파이의 인력 감축 발표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은 빅테크 기업의 인력 감축 발표는 비용 감소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상승했다.
설 연휴 뒤 첫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가 7652억원 순매수하며 2400선을 돌파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한 만큼, 설 연휴 이후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 또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전까지 시장 불확실성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기업 실적 발표와 연준의 긴축 정책 유지 영향으로 조정 이뤄지면서 박스권 안에서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박스권 상단에서는 2월 FOMC를 앞두고 관망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칠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시장은 오는 2월 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확신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24일(현지시간) 기준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8.1%를 기록했다.
이런 예상이 굳어지면서 연내에 금리 인하까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 들고 있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를 비롯한 여러 연준 위원들은 대외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인정하면서도 긴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휴 동안 미국 증시의 상승을 감안할 경우 KOSPI는 2450선 회복, 2500선 돌파시도가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하면서도 “기대감에 의한 반등 연장이라는 점에서 따라가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까지 증시는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과민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기대감에 의한 선순환이 확대 재생산됐을 뿐 새로운 반등 동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와 함께 23년 1분기와 연간 이익전망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주가는 실적 부진 우려를 꽤 반영한 상태라 더 낮아질 위험이 낮은 반면 미국과 유럽은 상대적으로 하방 위험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현재 주식시장이 기업실적 부진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향후 실적 방향성이 어떻게 될지”라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주가와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의 52주 고점 대비 하락률을 비교했을 때 한국 주가가 고점 대비 30% 하락하는 동안 최근 예상 기업 실적 역시 35% 하향돼 현재 주가가 실적 부진을 반영한 상태”라며 “미국 주가는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했지만 예상 실적은 4~5% 하향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