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빅테크 기업의 잇따른 실적 쇼크가 겹치면서다.
2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는 전장보다 194.17포인트(0.61%) 오른 3만2033.28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23.30포인트(0.61%) 하락한 3807.3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8.32포인트(1.63%) 떨어진 1만792.68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엇갈렸다. 다우 지수가 개장 전 나온 GDP 지표 개선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들의 잇따른 어닝 쇼크로 전날 급반등했던 나스닥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전기 대비 연율 기준)는 2.6%로 나타났다. 앞선 두 개 분기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지표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9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전월보다 0.4% 늘어난 2천74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기록한 0.2%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7%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000명 증가한 2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2만명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9000명으로 직전주보다 6750명 증가했다. 과열된 노동시장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기술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스 (NASDAQ:META)는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순이익을 발표하며 주가는 24.6% 폭락했다. 매출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4분기 전망치도 그리 밝지 않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메타는 4분기 매출로 300억~325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322억달러를 크게 하회한다.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에 아마존의 주가도 하락했다. 아마존(NASDAQ:AMZN)은 3분기 28센트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1271억달러를 올렸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1274억6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아마존은 아울러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1400억~148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1551억5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CNBC에 따르면 애플 (NASDAQ:AAPL), 마이크로소프트 (NASDAQ:MSFT), 아마존 (NASDAQ:AMZN), 테슬라 (NASDAQ:TSLA), 알파벳(NASDAQ:GOOG), 메타, 넷플릭스 등 7개 빅테크의 시가총액 합산은 1년 전 10조7358억달러에서 이날 7조6943억달러로 급감했다. 1년 만에 3조415억달러(한화 4328조원)가 증발한 것이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대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GDP 수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결국 높아진 금리가 기술 기업 실적에도 타격을 주며 경제 전반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