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코스피지수가 3%대 급락하고 코스닥지수가 5%대 폭락하며 700선이 붕괴되는 등 국내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도 반년 새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23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8%(32조2000억원) 감소했다. 35개 가상자산사업자(26개 거래업자, 9개 기타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1~6월 조사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사업자의 총 영업이익은 603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조6400억원 대비 62%(1조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 금액은 5조3000억원으로 53%(6조원) 감소했다. 가상자산 거래의 평균 수수료율은 0.16%로 0.01%포인트 줄었다.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8일 6만700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지난 6월30일 1만9000달러로 71% 하락했다. FIU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 인상, 물가상승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며 "루나·테라 사태 등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상실은 시장 위축 가속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1371개, 중복 제외 시 638개이며 이 가운데 국내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되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은 391개로 집계됐다.
원화 기반 거래를 지원하는 원화 마켓에서의 비트코인 등 글로벌 10대 가상자산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41%에서 올해 상반기 47%로 늘어났다. 코인 간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 마켓에서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 비중이 84%에서 86%로 높아졌다. 단독 상장 가상자산의 36%는 시가 총액 1억원 이하의 소규모로 급격한 가격 변동, 유동성 부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FIU의 설명이다.
시장은 축소했지만 이용자 수는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는 690만명으로 지난해 말(558만명) 대비 24%(132만명) 증가했다. 등록 계정 수는 1310만개로 같은 기간 14%(215만명) 줄었다.
이용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전체의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26%) ▲20대(24%) ▲50대(15%) ▲60대(4%)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의 비중이 6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총 69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66%는 50만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50만원 미만 보유자는 지난해 말 대비 145만명 늘었다.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는 70만명으로 같은 기간 28만명 증가했다. 반면 1000만원 이상 보유한 이용자는 47만명(전체의 7%)으로 지난해 말 대비 8%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