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국내 증시가 그간의 반등폭을 반납하고 2400선까지 후퇴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381.50까지 떨어지면서 2400선을 하회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일부 회복하면서 2400선 위에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하락은 전날 뉴욕증시가 폭락한 탓이다. 고물가 공포에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32%), 나스닥 지수(-5.16%)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11일 이후 약 2년 3개월만에 일일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이유는 미국의 8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전망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8월 미국의 CPI는 전년동월대비 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8.0%를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시장 전망치인 전월치인 5.9%와 예상치인 6.0%보다 상승 큰 6.3%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로 전문가들은 오는 20~21일(현지시각)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75bp(0.75%)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번에 100bp(1%)를 인상하는 강한 긴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주식비중을 축소하면서 자산을 지켜야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9월 FOMC에서 금리전망이 상향될 경우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전략적으로는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를 유지한다"며 "포트폴리오 투자관점에서는 배당주, 방어주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