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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실적에 취해 있을 때…터미널 30개 늘린 '해운 빅3'

입력: 2022- 06- 06- 오전 02:32
© Reuters HMM 실적에 취해 있을 때…터미널 30개 늘린 '해운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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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등 글로벌 선두 해운사들이 앞다퉈 항만 터미널 확충과 친환경 선박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해운업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국적 원양 선박 HMM (KS:011200) 로테르담호.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대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CMA-CGM(프랑스) 등 글로벌 해운 ‘빅3’가 공급망의 핵심 인프라인 항만 터미널을 30개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HMM(옛 현대상선)이 선복량 회복에 급급한 사이 선두주자들은 발 빠르게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해양수산부 자료와 각사 연차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선복량 기준 세계 1~3위 해운사인 머스크, MSC, CMA-CGM이 2021년 한 해 동안 늘린 항만 터미널은 2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2020년 59개에서 지난해 75개로 가장 많이 늘렸고 MSC와 CMA-CGM도 각각 39개, 41개에서 42개, 50개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HMM이 보유한 항만 터미널은 7개에서 8개로 단 한 개 늘었다.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인 PSA(싱가포르)와의 공동 투자로 싱가포르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한 것이 유일했다. 한진해운이 파산하기 직전 해인 2016년 한국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항만 터미널 수(16개)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치다.

항만 터미널은 선대와 함께 해운사의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10~20년을 주기로 짧은 호황과 긴 불황이 반복되는 해운업에서 항만 터미널은 불황을 이겨내는 ‘방패’ 역할을 한다. 선박이 제시간에 도착하는 정시성을 높이고 물류비의 30% 수준인 하역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HMM의 실적에 안주하는 사이 글로벌 해운사들은 두세 단계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선복량이 작년 말 기준 HMM의 다섯 배에 달하는 머스크는 지난해에만 항공 물류, 전자상거래 등 분야 업체 6개를 인수하고 물류창고만 85개를 새로 확보하는 등 땅과 바다, 하늘을 잇는 종합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메탄올을 연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며 해운업계 탄소중립 경쟁에도 불을 댕겼다. HMM 선복량 회복에만 매달릴 때…머스크, 물류업체 6곳 M&A

'글로벌 해운 빅3' 광폭행보지난해 세계 해운업계엔 전례 없는 뉴스가 넘쳐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항만에 적체가 심해지자 치솟은 운임 덕에 머스크, MSC, CMA-CGM 등 소위 해운 ‘빅3’는 각각 20조원이 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국의 국적 선사 HMM도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에 주가까지 크게 오르며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명이 붙었다.

실적보다 해운업계를 놀라게 한 것은 빅3의 행보였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을 연료로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줄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1조6000억원에 주문했다. CMA-CGM은 같은해 항공물류업체를 설립하고, 23억달러(약 2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컨테이너 터미널 FMS를 인수했다. 오랫동안 인수합병(M&A)보다 내부 성장을 중시해온 MSC까지도 작년 말 57억유로(약 7조6000억원)를 들여 아프리카 내 42개 항구에 터미널만 16개에 달하는 볼로레로지스틱스 아프리카 사업부를 사들이는 ‘빅딜’을 단행했다. 제2의 치킨게임 불붙이는 빅3

업계는 이 같은 빅3의 움직임을 머스크가 2010년대 초반 공격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일으킨 ‘치킨게임’의 2탄으로 보고 있다. 2006년 머스크가 1만5000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엠마머스크호’를 선보이며 시작된 ‘규모의 경제’ 경쟁은 공급 과잉과 그에 따른 운임 장기 하락으로 20여 개에 달했던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절반을 사라지게 했다. 2017년 파산한 한진해운도 그 희생양이다.

한때 선복량 기준 세계 7위까지 올랐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지금까지 5년간 정부는 ‘해운 재건’에 매달렸다. 홀로 남은 HMM은 정부 지원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확보하며 가까스로 부활했다. 2016년 선복량 46만TEU로 15위권이었던 HMM은 작년 말 기준 81만TEU로 선대를 늘리며 세계 8위권 선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발주한 1만3000TEU급 12척의 인도가 마무리되는 2024년이면 한진해운 파산 전 국적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105만TEU)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이 선복량 회복에 급급했던 사이 글로벌 해운사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빅3가 주도하는 제2의 치킨게임 ‘무기’는 친환경선이다. 빅3는 2020년부터 주력 선종인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전부를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선으로만 발주하고 있다. MSC가 최근 1~2년 새 주문한 신규 선박 대부분이 LNG 추진선이다. MSC의 작년 말 기준 발주 잔량은 100만TEU로, HMM 하나를 통째로 늘린 것만큼 많은 규모다. 반면 HMM은 발주한 12척의 선박까지 모두 디젤 선박뿐이다. “한국, 선두주자 꼬리조차 안 보여”한국은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빅3는 2021년 한 해에만 28개의 전용 항만 터미널을 추가 확보했다. 전용 항만 터미널을 보유한 해운사는 외부 터미널 운영사를 거치지 않고 자사 물량의 하역이 가능하다. 전체 물류비의 30% 수준인 하역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최소 10개 이상의 터미널을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 머스크는 물류 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지난 4월 47.5%의 정시성(화물이 제때 도착하는 비율)을 기록하며 업계 평균(34.4%)을 압도했다.

빅3는 해운을 넘어 육상과 항공 등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수직 통합’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항공물류가 강점인 독일 물류업체 세나토를 6억4400만달러에 인수하고 항공화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7대의 대형 화물기를 발주했다. CMA-CGM은 같은 해 12월 전 세계에 59개 물류 창고를 두고 첨단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를 중개하는 업체인 미국 잉그램마이크로의 물류사업부를 30억달러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이라는 전통적 범주를 넘어 공급망 전체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10년 전 치킨게임 패러다임인 초대형선 확보에 머무른 사이 선두주자들은 꼬리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앞서나갔다”고 말했다.

황정환/남정민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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