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는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4일 ETF 정보 플랫폼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기관 순매수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 (KS:252670)'로 나타났다. 기관은 이 기간 해당 상품을 2312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 200선물인버스 2X의 1개월 기준 수익률은 11.22%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일별 수익률의 마이너스 두배를 추적하는 ETF다. 기초지수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동안 1% 하락한다면 해당 상품 수익률은 2% 상승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버스'는 266억원으로 기관 순매수 2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 역시 기초지수인 코스피200을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200이 하루 동안 1% 하락한다면 1% 상승하는 방식이다.
외국인도 증시 하락에 베팅에 나섰다. 외국인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를 19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현재 1개월 기준 해당 상품의 수익률은 10.80%다.
기관과 외국인이 인버스 ETF에 몰리는 건 국내 증시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인 탓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일 2681.00에 체결됐으나 이번 달엔 2500선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는 2561.6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한 달 새 4.5% 떨어졌다. 이 기간 인버스 ETF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반대다.
코스피 하락의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 영향이 원인으로 꼽힌다. 기관과 외국인은 한 달간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한 달간 삼성전자 (KS:005930) 8조73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도 3290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기관은 현대차를 1670억원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우를 1190억원어치 팔았다.
증권가에선 10월에도 국내 증시는 반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격적인 순매도를 단행한 여파로 주가 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과 3분기 실적시즌 경계감 등이 오름세를 제한하며 박스권 장세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쟁이 길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활력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투세 대상자인 국내 투자자의 상위 1% 큰손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면 증시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단 우려에서다.